[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한국지엠(GM)이 제대로 ‘사고’를 친 것 같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UV 전성시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것으로 알려진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에서 주목받을 만한 모델을 내놨다.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소형 SUV라고 믿기 힘든 성능까지 갖춘 ‘트레일블레이저’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17일 한국GM이 개최한 트레일블레이저 시승행사에 참가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경기도 김포의 한 카페까지 왕복으로 약 100㎞를 주행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첫인상은 ‘크다’였다. 소형 SUV라는 타이틀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의 사이즈를 가졌다. 실제로 트레일블레이저는 크기 면에서 셀토스를 앞선다. 셀토스의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4375mm, 2630mm인 반면, 트레일블레이저의 전장과 휠베이스는 각각 4425mm, 2640mm로 더 크다.

가격 면에서도 셀토스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트레일블레이저를 보고 있으면 셀토스를 의식한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서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가격은 1995만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높은 트림(RS)에 옵션을 모두 추가해도 3000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다. 셀토스의 가격은 1965만원부터 시작한다.

디자인, 크기, 가격 모두 합격점이다. 여기에 주행 성능만 뒷받침된다면 소형 SUV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히 갖춘 셈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2ℓ와 1.35ℓ 엔진이 적용됐다. 운전을 해보기 전 스펙만 보고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대부분 경쟁차종이 1.6ℓ 엔진을 적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힘이 조금 달릴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반전이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보여주는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가속은 물론이고 고속 주행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은 조금 과장해 대형 SUV급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우스개가 있다. 앞으로 엔진 크기에도 적용해야겠다.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변속 충격이 거의 없는 9단 자동변속기는 마치 무단 변속기의 느낌과 흡사했으며, 도로 위를 달린다기보다는 자기부상열차를 타는 느낌이었다. 처음 기대가 적었던 탓도 있었겠지만, 운전하는 내내 드는 생각은 “한국GM이 정말 작정하고 만들었구나”였다.

[사진=윤진웅 기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왼쪽) 등 관계자들이 트레일블레이저 공식 출시 행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윤진웅 기자]

실제로 트레일블레이저는 우여곡절 끝에 생산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018년 부도의 문턱에 선 한국GM이 정부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 지원을 약속받은 뒤 내놓은 첫차다. 그만큼 제대로 힘을 주고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 뿐만 아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앞서 말한 주행성능과 더불어 동급에서 볼 수 없던 첨단 기능도 대거 적용됐다. 특히, 전동식 트렁크가 인상적이다. 또한, 모든 모델에는 6개의 에어백, 차선 이탈 경고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등 안전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이지만, 트레일블레이저라면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국GM이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던 서러움을 트레일블레이저로 시원하게 날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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