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시아나航 기체결함 은폐 의혹…2심서도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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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시아나航 기체결함 은폐 의혹…2심서도 패소
동일한 한 대 항공기로 순차 운항하도록 설계됐다는 회사 측 주장 용납 어려워
  • 윤진웅 기자
  • 승인 2020.0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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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나항공]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과거 출발 지연 사태로 승객과 다툰 1심에서 패한 이후 제기한 항소심에서도 패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8년 당시 불가항력적이 아닌, 기체 결함으로 회사 측이 임의로 비정상적인 운항을 감행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법조계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6일 승객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원고 1인당 20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법원은 여러 제반 사정을 참작해 피고가 배상할 위자료를 1심에서 선고한 40만원에서 20만원으로 감액 조정했다.

이번 법정 공방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건은 그해 1월 17일 아시아나항공 ‘필리핀 마닐라~인천’ 노선이 지연 출발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마닐라 공항에서 약 5시간을 노숙하며 기다린 승객들은 이후 사측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즉시 항소한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발생한 항공기 연결편의 도착 지연과 활주로 공사는 불가항력인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사측은 원고들의 손해를 방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면책된다”고 주장했다.

동일한 한 대의 항공기에 의해 ‘시애틀~인천(OZ271편)’, ‘인천~마닐라(OZ703편)’, ‘마닐라~인천(OZ704편)’이 순차 운항되도록 연결편 관계가 설계돼 지연이 불가피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원고 측은 이 같은 아시아나 측의 주장이 변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피해승객을 대리한 김지혜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OZ271편과 OZ704편에 투입되는 항공기는 전혀 다른 기종이라 당초 연결편 관계가 아니었다”면서 “아시아나의 주장의 실체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비정상 운항’ 사실을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소송 전 원고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지연확인서를 확인한 결과 OZ271편에 이용될 항공기의 기체결함으로 OZ703편 항공기가 대체항공기로 투입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사태는 사측의 정비 불량 등으로 비롯된 항공기 기체결함에 따라 연쇄적으로 발생한 지연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항공사들이 공항 사정 내지 접속 관계로 인한 지연이어서 면책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그러나 연결편이 연착한 사유에 따라 책임 인부가 달라지며, 공항 사정이 항공사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지연의 결과로서 부딪힌 문제라면 항공사의 책임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2심에서도 피해 승객들의 손을 들어줬다. 아시아나 측이 제출한 증거들로는 항공편 지연에 관한 합리적인 조치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본지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과정에서 OZ271편에 투입되는 항공기와 OZ703, OZ704편 항공기는 평소 1대의 기종이 아닌 서로 다른 기종으로 운행돼 왔다. 이는 ‘한 대의 동일한 항공기로 순차 운항되도록 설계됐다’는 아시아나 측 항소 이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법원은 사건 당시 기존 OZ704편으로 운행 예정이었던 항공기가 어떠한 사유로 인해 다른 항공편에 대체투입된 것으로 판단했지만, 아시아나 측은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아시아나가 승객들에게 교부한 ‘항공기 지연도착확인서’에 따르면 ‘동일기종 항공기 정비사유로 항공기가 2회 변경됐다’고 기재돼 있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일반적 점검 또는 정비로는 부족한 정비가 필요해 평상시와 다른 항공기가 투입된 것으로 해석했다. 기체 결함 의혹을 빚는 결정적 이유다.

아울러, OZ271편이 △기상변화로 인한 추가 급유 및 수하물 하기 △미국 교통안전청(TSA) 보안검사 등으로 약 2시간이 지연됐다는 아시아나 측의 주장과 달리 해당 과정은 44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접속으로 인해 지연된 시간이 1시간 16분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OZ271편 승객이 OZ703편으로 이동해 탑승하는 시간이 2시간 10분가량 지연됐다’는 아시아나의 주장 역시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결정적으로 OZ271편과 OZ703편이 같은 항공기로 운항됐기 때문이다.

마닐라국제공항 활주로 공사에 따라 지연됐다는 주장도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시아나 측은 “당시 자정 12시 30분에서 새벽 5시 30분까지 활주로 공사가 진행되며 OZ704편의 지연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활주로 공사가 아닌 OZ271편과 OZ703편이 연달아 지연된 것이 OZ704편 지연의 주된 이유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또한 아시아나가 OZ704편 탑승 승객들에게 ‘출발 시각 변경 안내 문자’를 보낸 시간은 이미 지연이 예상 가능한 시점인 오후 8시 34분경이라는 점에서 합당한 조치가 아니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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