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작은 아씨들’이 깔깔대며 웃던 19세기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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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작은 아씨들’이 깔깔대며 웃던 19세기의 과학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19세기 여성 과학자들이 이룩한 성과
  • 여용준 기자
  • 승인 2020.02.1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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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사진=소니픽쳐스코리아]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19세기가 어떤 시대였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역사 자료를 찾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시대를 경험했다고 말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당시를 간접체험 한다. 

이 같은 간접체험의 경우 작가조차 19세기를 스스로 연구해 그려낸 것이 전부다. 그런데 그 창작물이 ‘작은 아씨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이 이야기는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실제 살았던 19세기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었다. 가장 대표적인 미국 문학작품 중 하나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19세기를 읽어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2020년의 극장가에는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유독 눈에 띈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부터 셀린 시아마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도 있다. 두 영화는 19세기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각각 아카데미, 칸 영화제에서 경쟁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작은 아씨들’과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는 주류에서 배제된 여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작은 아씨들’의 둘째딸 조(시얼샤 로넌)는 소설가가 되고 싶지만 출판사는 여성인 그녀의 이야기를 얕본다. 그러다 그녀의 이야기가 가진 트렌디함을 깨닫고 출판 협상을 시도한다. 여기서 조가 당당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마리안느(노에미 메를랑)는 화가다. 하지만 여성인 탓에 그녀가 그릴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그녀는 영화에서 대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나중에 열린 전시회에서 마리안느는 신화 속 한 장면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해석해 그려낸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사진=그린나래미디어]

당시 과학계에서도 여성은 서서히 주류로 등장하고 있었다. 여성의 과학 교육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기는 19세기다. 이전까지 과학 분야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여성은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조금씩 정규 교육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스코틀랜드 과학자 메리 서머빌은 ‘태양광 스펙트럼 중 보라색 대역의 자기장적 특성’이라는 논문을 제출했다. 이는 왕립학회 역사상 두 번째 여성이었다. 서머빌은 이후 수학, 천문학, 물리학, 지질학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서머빌의 제자였던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찰스 배비지 해석기관을 만들 때 협력했으며 해석기관으로 음악을 만드는 어플리케이션을 구상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러브레이스는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마리아 미첼이라는 여성이 혜성을 발견했으며 혜성 주기를 관측해 미국 해군관측소 연보에 등재됐다. 미첼은 이후 미국 학예 과학 아카데미의 첫 여성 회원이 됐고 미국 과학 진흥협회 회원이 됐다. 

19세기 중반 이후 여성의 교육 기회는 눈에 띄게 늘었다. 전문 사진 촬영의 선구자 애니 러셀 먼더는 태양 흑점 촬영에 성공했고 이후 그리니치 천문대 태양 관측부 책임자가 됐다. 

또 △영국의 수학자이자 공학자인 허르서 에어턴 △천문학자인 마거렛 린지 허긴스 △세균학자인 뷰트릭스 포터 △프랑스의 천문학자 도로테아 클럼프크 로베르트 △독일의 박물학자 아밀리에 디트리히 △물리학자 아그네스 포켈스 △러시아의 수학자 소피아 코발레프스카야가 당대 여성 과학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밖에 엘리자베스 프래그는 캘리포니아대학교를 졸업하고 최초의 여성 토목공학 박사가 됐다. 

19세기는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것들이 쏟아졌다. 기체 화학과 생물학, 물리학 등에서 새로운 이론과 발견이 쏟아져 나왔고 에디슨과 테슬라 등을 중심으로 전기 과학기술에 대한 발명도 등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기에 활동사진을 찍는 카메라가 발명됐고 이는 ‘영화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19세기는 현대 과학문명의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는 ‘조금 더 평등한 세상’으로 가는 밑거름이 된 시기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제공됐고 그 가운데서 성과를 거둬들이며 과학은 발전을 이룩했다. 

21세기의 5분의 1이 지난 이 시점에서 19세기의 유산은 얼마나 발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되돌아 볼 시점이다. 우리는 그때보다 더 균등하게 기회를 제공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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