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문재인 정부의 전직 소통라인(국민소통수석·대변인·춘추관장)들의 4·15 총선 행보가 시작된 가운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서울 흑석동 상가주택 건물 투기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이에 반해 고민정 전 대변인은 보수진영 유력 후보들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충남 부여군·청양군에서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민주당 깃발을 꽂겠다는 각오다. 유송화 전 춘추관장은 당내 초선의원과 경쟁하면서 인지도를 높이데 주력하고 있다. 일찍이 용산 표밭을 다져왔던 권혁기 전 춘추관장은 당내 경선과 보수진영 후보와의 경쟁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은 선거 때마다 여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성남시의 대표적인 원도심인 중원구에 승부수를 띄우고 5선에 도전하는 심상진 의원과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2019년 12월 19일 전북 군산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2019년 12월 19일 전북 군산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전북 군산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3일 “출마하지 않겠다”라며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그는 대변인직 사퇴의 직접적인 이유이자 자신의 주홍글씨와도 같았던 서울 흑석동 상가주택 건물 투기 논란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김 전 대변인의 흑석동 복합 상가 매입 논란을 더 끌고 갈 경우 전체 총선 판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김의겸 카드’를 포기했다.

급기야 다양한 경로로 김 전 대변인에게 출마 철회 압박을 넣어 사태를 일시적으로 봉합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5일 춘추관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5일 춘추관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반해 나경원 한국당 전 대변인과 서울 동작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진 고민정 전 대변인은 정치신인치고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당내 이수진 전 판사와의 경쟁이 우선이지만 여야 빅매치 후보로 거론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고 전 대변인은 5선을 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무주공산이 된 서울 광진을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항마로도 거론된다.

특히 오 전 시장에 맞설 수 있는 후보로까지 격상됐다는 점에서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월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백제체육관에서 열린 ‘여전히 촌놈, 박수현’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월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백제체육관에서 열린 ‘여전히 촌놈, 박수현’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故) 김종필 전 총재의 정치적 기반이자 충청 대망론의 본산인 ‘공주·부여·청양’ 지역에서는 박수현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이 정진석 한국당 전 원내대표의 리턴매치를 앞두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정 전 원내대표에게 패한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부여군, 청양군은 지난 지방선거 전까지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을 독식하던 보수 진영의 텃밭으로 관심을 모으는 지역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시장·군수를 모두 가져왔던 여세를 몰아 지역구에 안착할지 관전 포인트다. 이 지역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물론 전체 총선 판세를 가늠할 격전지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유송화 전 춘추관장이 1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제21대 총선 ‘노원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유송화 전 춘추관장이 1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제21대 총선 ‘노원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노원갑에서 고용진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진 유송화 전 춘추관장도 눈에 띈다.

당초 청와대 출신들의 ‘비문(비문재인) 인사’ 지역으로의 출마가 점쳐졌지만, 예상밖으로 친문 모임인 ‘부엉이모임’ 소속 고 의원과의 경쟁을 택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유 전 춘추관장이 비교적 쉬운 초선 의원을 경쟁상대로 선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전 춘추관장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면 한국당에선 이노근(19대)‧현경병(18대) 등 의원 중 한 명과 승부를 해야 한다. 언론 노출이 드물었던 춘추관장 경력의 한계 극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남측선발대인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이 2018년 9월 17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양 남북정상회담 남측선발대인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이 2018년 9월 17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다시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의 승부를 벼르던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권혁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서울 용산)는 다소 김이 빠진 분위기다. 황 대표가 이낙연 전 총리와의 승부를 위해 서울 종로로 출마지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서울 용산 지역에서는 권 전 춘추관장이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표밭갈이를 해왔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강태웅 전 부시장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019년 4월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21대 총선에서 성남 중원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019년 4월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21대 총선에서 성남 중원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영찬 청와대 전 국민소통수석의 출마도 이슈다.

공단이 분포돼 있고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지역적 특색을 갖고 있지만, 각종 선거 때마다 여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를 보여 온 성남시의 대표적인 원도심인 중원구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윤 전 수석은 현재 참여정부 국정홍보처 홍보관리관을 지낸 조신 전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상근위원 겸 기획단장을 지낸 조신 예비후보와 김미희 전 의원 등과의 경쟁이 치열하다.

윤 전 수석은 당내 경선뿐만 아니라 5선에 도전하는 신상진 한국당 의원과의 승부에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