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생충’ 오스카 석권에 이미경 CJ부회장 의미
상태바
[기자수첩] ‘기생충’ 오스카 석권에 이미경 CJ부회장 의미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0.02.13 2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코로나19로 매일 같이 인상 찌푸리던 요즘, 오랜만에 국민들을 웃게 해 준 소식이 있다. 바로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오스카) 4관왕 쾌거다.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을 축하하기도 했다.

‘기생충’은 당초 국제장편영화상만 유력했으나 작품상‧감독상‧각본상 등 영화제 알짜상만 골라 손에 쥐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시상식장에는 언제나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배우‧제작자 등이 함께했다.

아카데미에서 수상 소감을 밝힌 사람은 봉 감독을 비롯해 한진원 작가,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 총 4명이다. 92년 아카데미 역사를 뒤엎은 이들의 수상 소감 또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중 이 부회장 수상 소감 발표는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감독과 제작자에게 주는 상을 투자 배급사가 누렸다며 이 부회장 소감 발표에 자격 논란을 언급했다. 또 한편에서는 스튜디오 등 투자 배급사 또한 참여하는 자리로 특별할 것 없다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수상 소감 자격 논란 쪽이 우세한 분위기다. 예술을 대표하는 시상식에서 자본이 동등하게 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다.

반면 외신에서는 ‘기생충’ 오스카 석권의 힘을 아카데미 캠페인을 전적으로 지원한 이 부회장에게서 찾았다. 심지어 일본 언론에서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을 시샘하듯 이를 CJ그룹 로비와 지원 성과로 몰아가기도 했다.

물론 ‘기생충’이 한낱 삼류영화에 불과했다면 아무리 100억원 넘게 들여 주구장창 소개했다 하더라도 아카데미회원들은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생충’은 작품 자체로 소재와 해석에 층위를 나눌 수 있는 수작이기에 그들을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작도 제작비나 투자 배급사 지원 없이는 나오기 힘들다. 영화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투자와 배급을 진행한 기업과 개인 이름을 넣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엄혹한 자본세계에서 창작자 자유를 보장하고, 발전된 CG(컴퓨터 그래픽), 섬세한 음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자본의 힘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좌파 영화인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던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 등을 거리낌 없이 지원한 CJ와 같은 투자처가 없었다면 아카데미 수상 영광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나 ‘마더’‧‘설국열차’ 등 잘 만들어진 사회 비판 영화를 우리는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산업은 경제활동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이는 문화산업도 마찬가지다. 썩은 힘이라면 도려내야겠지만 건강하게 기능한다면 일 하도록 놔두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