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M 네델란드 항공, 한국인 인종차별 논란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 항공이 한국인을 차별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김모씨는 화장실 문에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한글로만 쓰인 종이 안내문을 발견했다. 당시 비행기에는 외국인 승객도 있었지만 영어로 쓰인 안내는 없었다.

명백한 인종 차별이라고 판단한 김씨가 안내문의 사진을 찍고 문제를 제기하자 승무원은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답변하면서 김씨 앞에서 영어 문구를 추가했다. 이어 김씨에게는 촬영한 사진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김씨는 SNS에 이 같은 사실을 올리고 KLM 측에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김씨는 "2차 감염 가능성이 높은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전용 화장실을 만드는 것은 예방책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마련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한국어로만 고지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KLM 측은 "기장과 사무장의 결정에 따라 때때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승무원 전용 화장실에 대해 승객에게 정확한 안내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안내문이 한국어로만 표기됐고, 승객의 통지가 있고 난 뒤에 뒤늦게 영문 안내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승무원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승객들이 차별적인 행위로 느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이슈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SNS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정부도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KLM 항공에 엄중히 경고하면서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우리 국민이 외항사의 항공기 내에서 차별적 조치를 당하는 등의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운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