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일 경기도 남양주 소재 홍유릉에서 고객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을 기원하는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지난 1월 1일 손태승 회장이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의 기틀을 마련한 고종황제의 묘소 홍유릉을 방문해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을 기원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위기에 처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투 트랙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작은 것은 내놓고, 큰 것은 취하는 '사소취대(捨小取大)'의 수가 먹혀들고 있다.

11일 우리금융지주는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를 단독후보로 선정, 관련 안건을 이사회로 넘겼다. 이번 우리은행장 인선은 지난 6일 우리금융 이사회가 손 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그간 우리은행장을 겸직해오며 손 회장의 남은 은행장 임기가 올해 12월까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발 빠른 움직임이다. 

우리은행의 명분은 회장과 행장을 빠른 타이밍에 분리해 2년차에 접어든 지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다. 이날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우리종합금융 등 자회사 6곳에 대한 대표이사 후보도 함께 발표하며 손 회장 2기 경영 체제 구축에 힘을 보탰다.

금융권 핵심 관계자는 "당초 손 회장이 금융당국의 제재에 법적소송 명분을 챙기려면 은행장 자리부터 내놓는 방법 밖에 없었다"며 "지주 회장과 행장 겸직 체제를 분리하기로 결정했을 때, 회장직 연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 이미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인선은 최측근 인사를 은행장으로 선임해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꾀한다는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최종 후보 3인 심층면접 결과는 김정기 우리은행 부행장에 이어 권광석 대표, 이동연 우리FIS 대표 순이었으나 막판에 역전됐다. 

금융소비자 보호 이슈가 떠오르는 가운데, 권광석 대표가 다른 후보보다 신뢰 회복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임추위는 "은행의 조직 안정화와 고객 중심 영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며 배경을 밝혔다. 

권 대표는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임원급 가운데 '젋은 피'로 분류된다. 결과적으로 세대교체를 통한 손 회장의 은행장 내려놓기도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권 대표는 실제 4대 시중은행장 중에 가장 젊은 1963년생이다"며 "대내외적으로 새바람을 일으킬 분위기는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손 회장의 연임 의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사회는 다음달 초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 통보 때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의 제재 방침이 확정되면 행정소송을 불사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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