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돼지농가, ASF 인내심 한계…“이젠 정부가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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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돼지농가, ASF 인내심 한계…“이젠 정부가 책임져라”
농민들 “발생 이후 4달 넘어…SOP 따르면 재입식 가능”
전문가 “집돼지 ASF 벗어난 것 맞아…정부 대응 비과학적”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0.02.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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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사육돼지에서 4개월이 넘도록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발생하지 않고 있음에도 정부에서 재입식(돼지 재사육) 허가를 내주지 않자 농민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다.

11일 ASF 희생농가 총괄비대위원회(비대위)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인천 강화, 경기 김포, 파주, 연천 등 ASF 살처분 4개지역과 이동제한 된 강원도 철원지역 양돈농가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ASF 희생농가 국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준길 비대위 위원장은 “경기북부 및 강원북부 양돈농가들이 ASF로 인해 돼지를 살처분한지 벌써 4개월”이라며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희생농가의 비상대책위원들과 면담자리에서 지난 12월 초까지 재입식 기준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2달이 지날 때까지 어떠한 발표도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1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는 이준길 ASF 희생농가 총괄비대위원회 위원장. [사진=오재우 기자]
1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는 이준길 ASF 희생농가 총괄비대위원회 위원장. [사진=오재우 기자]

또 “농식품부 ASF SOP(표준행동절차)에 따르면 비발생농가의 경우 이동제한 해제일부터 40일이 지난 시점에 검역본부장 자문을 얻어 재입식하도록 되어있다”며 “이동제한이 지난해 11월 21일 모두 해제된 만큼 이제 재입식 기준을 농식품부가 제시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양돈산업이 농장기기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장치산업이기에 돼지 재입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살처분 보상금만으로 농가가 직원 월급‧기기 운영비 등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윤재호 김포지역 비대위원장은 “살처분 등 정부가 요구하는 의무를 다했지만 정부는 최소한 예우나 대우도 하지 않고, 장관은 대답도 없다”며 “기약 없는 이동제한으로 한돈 농가 다 죽는다”고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달 20일 1차 총궐기대회에서 농민들은 정부가 양돈농장 재입식 관련 로드맵을 1월 31일까지 하지 않을 경우 돼지를 직접 사서 넣겠다는 ‘자체 재입식’을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정부는 직후 ASF 발생 농장이 속한 경기도‧인천 강화도 등에 오히려 ‘양돈농장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일부 농민은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 이동제한 명령을 받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경기도와 인천 강화도에 내려진 가축 이동제한 요청‧명령. [사진=독자 제공]
경기도와 인천 강화도에 내려진 가축 이동제한 요청‧명령. [사진=독자 제공]

이동제한 명령을 지키지 않을 경우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9조2 및 시행규칙 제22조의3에 의거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다급한 마음에 움직였다가 범죄자로 전락하거나 빚 위에 빚을 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돼지 재입식과 관련해 정부는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기 때문에 섣불리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축산 전문가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는 “야생멧돼지를 핑계로 양돈농가 재입식을 미루는 현재 정부 정책은 후진국에서나 하는 일이다”라며 “전혀 과학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 교수는 “잠복기를 20일로 봤을 때 2달이 넘어선 현재 양돈농가는 ASF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발견되는 것은 집돼지와 같은 시기 발병했던 것이나 멧돼지끼리 전파로 이 부분만 발생지역에서 단계별로 전부 포획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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