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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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불확실성의 시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생보사들이 달러보험에 눈 독을 들이고 있다.

8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달러보험 시장에 KDB생명, DGB생명이 신규로 진입했다. 국내서 영업중인 생보사는 27개 곳으로 메트라이프, 푸르덴셜, AIA, ABL, 오렌지라이프 등 5개의 외국계 회사가 주도해온 영역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안전 자산 선호가 증가함에 따라 피보험자 사망시 달러를 목돈으로 받을 수 있는 재테크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모두 달러로 이뤄진다. 가입과 만기 시점의 환율 차이에 따라 수익을 거두는 게 가능하다. 연금, 저축, 변액, 종신 등 상품 종류도 다양하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변하면서 납입 보험료와 보험금의 원화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의가 따른다. 보험료를 달러로 납입하는 상품을 선택했을 때, 환율이 오른다면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많아지게 되고, 보험금 수령 시 환율이 하락한다면 원화로 환산했을 때의 보험금이 하락할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달러보험은 장기 투자상품으로써 고려되어야 하며, 이를 단순히 환테크 등의 목적을 위해서만 활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환차손을 일으킬 수 있는 외화보험을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소개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아직까지는 미국·중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 외화보험이 유리해 보이지만 문제는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는) 5~10년 후 만기 시점 때 미국 금리가 가입 시점보다 떨어져 있으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총액도 줄어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우려다.

금리확정형 달러보험은 보험 만기까지 고정된 금리가 적용되지만, 금리연동형은 매월 공시이율이 바뀌기 때문에 고객들은 미국 금리 변동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저금리 정책이 지속된다면 가입 시점보다 금리가 떨어져 있으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총액도 적을 수 있다. 

반면 업계는 이같은 금융당국의 태도가 지나친 시장개입이라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 생보사 한 관계자는  "보험금 수령시 환율이 오르던 내리던 고객이 받는 것은 원화가 아닌 달러"라며 "환율이 추후 어떻게 되든 달러 보유 목적의 투자로 보면 어려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논란 중에도 지난 2003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달러보험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누적 13만4953건이 판매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5만건이 증가하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또 다른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제재로 달러보험을 추천하는 금융사와 추천을 받은 달러보험의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고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판매 단계에서 관리만 잘 이뤄진다면 어느 상품보다 경쟁력 있는 것이 달러보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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