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 자동차를 탄다. 가난하면 버스를 타고 돈 많으면 슈퍼카를 탄다는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우리는 모두 자동차에 몸을 싣고 다닌다. 하다 못해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조차 날아서 이동할 수 있는 아이언맨 수트 대신 슈퍼카를 타고 이동한다. 

‘엔진 실은 마차’의 개념으로 19세기 후반 처음 자동차가 등장한 뒤 증기엔진을 거쳐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CES나 IFA 등 글로벌 가전 박람회에서는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밑그림이 서서히 그려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카 단계를 넘어선 미래 자동차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당연히 이것은 영화가 상상한 것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볍게 볼 필요는 없다.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는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태블릿 PC가 등장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1968년 영화다. 

'다크 나이트' 속 텀블러.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오토바이로 분리되는 장갑차

지금 40대쯤 되는 어른들에게 ‘배트맨’은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하고 마이클 키튼이 출연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기괴하면서 동화적인 고담시를 배경으로 늘씬한 박쥐 모양을 한 배트카를 타고 누비는 배트맨의 활약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당시 배트카는 영화의 정체성과 어울리는 만화적인 디자인이었다. 차체는 납작하고 길었던 탓에 실용성이나 기동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이것은 마치 목이 돌아가지 않는 배트맨 수트와 유사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시리즈는 팀 버튼의 것보다 한결 현실에 가까운 영화였다. 세트가 아닌 실제 도시를 배경으로 배트맨의 활약과 고뇌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영화의 분위기와 걸맞게 배트카도 실용성이 한결 강화됐다(영화에서는 이를 ‘텀블러’라고 부른다). 

영화에서 텀블러는 웨인그룹의 폭스 박사(모건 프리먼)가 소개한다. 교량 건설용으로 제작된 차량인데 속도가 빠르고 케이블을 매단 채 점프가 가능하다. 당연히 장갑차고 기동성도 뛰어나다. 영화에서는 ‘교량 건설용’이라고 소개했지만 누가 봐도 ‘히어로용’에 적합하다. 

배트카로 개조된 텀블러는 음성안내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유사시에 자폭할 수 있고 오토바이로 분리될 수도 있다. 

마음먹고 개발하면 어려운 기술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다만 친환경차 개발하기도 바쁜 마당에 오토바이로 분리할 수 있는 방탄 장갑차를 누가 탈까 싶은 생각도 든다. 장갑차의 특성상 연비 효율은 분명 떨어질 것이고 분리된 오토바이를 다시 합체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 

'백투더 퓨쳐2'에 등장했던 드로리안과 연료 주입구. [사진=위키피디아]

◇친환경 에너지, 수소 다음은?

‘백투더 퓨쳐’에 등장하는 타임머신 ‘드로리안’은 냉정하게 말해 그리 예쁜 자동차는 아니다. 그리고 ‘미래 자동차’라고 보기에도 부적합하다. 드로리안은 현재에 제작된 타임머신이며 2편에서 미래에 다녀온 뒤 약간 개조된 형태를 띄고 있다. 

‘백투더 퓨쳐’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미래에서 온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는 마티(마이클 J. 폭스)를 찾아 “미래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타고 온 드로리안의 연료를 채우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진다. 사실상 바이오연료가 처음 등장한 사례다. 

바이오연료는 유기체나 배설물 등을 연료로 활용한 것으로 당초 설탕이나 옥수수, 콩 등 식물성 기름 등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식량 부족을 촉진시키고 온실가스 배출이 많다는 지적이 일면서 나무껍질이나 과일껍질, 줄기 등 식량으로 쓰이지 않는 식물 혹은 유기 폐기물 등을 활용했다. 이 역시 생산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일면서 녹조, 갈조, 홍조 등 조류를 활용하려는 연구가 한창이다. 

바이오연료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자동차 연료나 전기 생산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다만 수소나 전기 등 디젤 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원이 주목을 받으면서 자동차용으로 바이오연료가 각광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을 만큼 에너지 효율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군다나 ‘백투더 퓨쳐2’에서처럼 바이오연료로 자동차가 하늘을 날게 하기 위해서는 굉장한 에너지 효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CES 2020'에서 공개한 현대자동차 드론형 자동차 SA-1. [사진=현대자동차]

◇하늘길로 교통체증은 저 멀리

미래 자동차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그림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다. 앞서 언급한 ‘백투더 퓨쳐2’를 포함해 ‘제5원소’와 ‘토탈리콜’ 리메이크, ‘블레이드 러너 2049’,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들에서 자동차는 하늘을 날고 있다.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래 자동차의 궁극적 목표를 ‘나는 자동차’로 정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동차가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가장 유력하게 추진되는 것은 ‘드론’의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드론인 셈이다. 실제로 산업용 드론 중에서는 사람을 태울 수 있는 형태가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드론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방향 전환이 어렵기 때문에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 때문에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으로 전자기적 힘을 이용에 차체를 들어올리는 ‘자기부상’의 원리가 있다. 쉽게 말해 자석이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힘을 이용해 차체를 움직인다는 의미다. 현재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용유역까지 자기부상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토탈리콜' 속 나는 자동차. 드론의 원리가 아니다. [사진=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

자기부상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체와 함께 도로에도 선로 역할을 할 전자기체가 필요하다. 도로를 모조리 뜯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 높이 날 수 있는 자동차도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 바퀴 달린 자동차와 별 차이가 없다. 마찰이 없기 때문에 더 빨리 달릴 수 있고 자석의 원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도 적지만 이 역시 현재 친환경차로 대체할 수 있다. 

비행기의 원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자동차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답변에 해당한다. 수직이착륙 전투기의 원리를 활용해 활주로 없이 하늘을 날았다 착륙하는 원리다. 

물론 작은 차체에다 비행기 엔진을 장착해 하늘을 날게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이 녀석을 ‘자동차’라고 불러야 할지 ‘비행기’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1인용 소형 항공기라면 지금도 얼마든지 있다. 

'공각기동대' 속 스파이더탱크. [사진=엔케이콘텐츠]

◇자동차가 걸어다녀?

영화에 등장한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지만 설마 저것까지 시도할 줄은 몰랐다.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이자 헐리우드에서 실사로 제작됐던 ‘공각기동대’에 등장했던 

스파이더 탱크다. 군용 탱크지만 거미와 같은 다리를 장착해 기동성과 전투능력이 강화됐다. 마치 ‘스타워즈’에 등장한 AT-AT처럼 높은 곳에서 이동하며 전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생김새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무기다. 

현대자동차 컨셉카 엘리베이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CES에서 컨셉트카인 ‘엘리베이트’를 공개했다. 바퀴를 접으면 일반 자동차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펼치면 4족 보행 로봇이 돼서 걸어 다닌다. 이 충격적인 비주얼의 자동차는 바퀴를 펼치면 1.5m의 벽도 넘을 수 있어 주행의 한계를 벗어난 녀석이다. 

당연히 이 자동차에는 로봇의 원리가 적용된다. 5개의 축으로 설계된 로봇 다리를 이용해 포유류나 파충류 등 여러 형태의 걸음걸이로 이동할 수 있다. 약 5㎞/h 수준으로 보행하며 로봇 다리를 차체 안쪽으로 접어 넣어 주행 모드로 변신하면 일반 자동차와 같이 바퀴를 이용해 도로를 달릴 수 있다.

언뜻 획기적인 녀석이지만 실제 이 자동차를 쓰게 된다면 새로운 면허증이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그리고 일반 도로에서 제멋대로 걸어다닐 로봇으로 인한 위험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도로의 시스템을 바꾸기 충분한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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