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오프라인 중심 대기업 유통사들이 소비 트렌드 변화, 최저임금 인상, 1인가구 증가 등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이들 유통사 2019년 성적표는 참담하다. 이커머스 강화와 신규점포 확대에 힘입어 매출은 상승했지만 그동안 쏟아 부은 투자비와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7일 유통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 현대백화점,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대기업이 2019년 실적이 공시됐고, 금명간 BGF리테일(11일)과 롯데쇼핑(13일)도 실적도 나온다.
앞서 5일 공시한 대형마트 1위 이마트 매출액은 전년대비 10.7% 증가한 18조167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7.4% 감소한 1506억원이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피코크, 일렉트로마트, 이마트24, 삐에로쑈핑, 부츠 등 신규사업 확대에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커녕 일부 사업을 접는 등 체면만 구겼다. 실제 편의점 관련 업종인 이마트24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삐에로쑈핑과 부츠 등은 사업포기 수순을 밟고 있다.
그나마 백화점과 면세사업이 있는 신세계는 같은 날 공시에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7.8% 늘어난 4681억5464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역시 전년보다 23.3% 증가한 6조3937억원이었다. 신세계는 창사 이래 최초로 6조원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한 유통 애널리스트는 “유통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 ‘계획이 변화에게 추월당하기’ 일쑤”라며 “유통산업발전법 등 대형마트에 규제까지 있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매출 증대만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가는 투자손실이 크다. 쿠팡, 마켓컬리 등이 잘 나가지만 해당 사업에 대기업을 내세운다고 우위를 갖던 시절이 아니게 된 점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2019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1% 증가한 2조1990억원이었다. 하지만 2018년 가을 첫 개점한 면세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1% 감소한 292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이 1056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7% 늘어난 점은 위안거리다. 매출은 6124억원이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초 사업을 포기한 두타면세점 자리에 강북점 면세점을 추가한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변수로 타격이 예상되지만, 백화점과 면세점 동반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편의점 업계도 지난해 호조가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5일 실적발표를 한 GS리테일도 매출과 영업이익 양측 모두 방긋 웃었다.
GS리테일은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이 238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5% 증가했다.
매출은 9조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4분기 성적은 한층 좋다.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1% 늘었다. 4분기 매출액은 2조2408억원이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 미니멀리즘으로 싸게 살 수 있지만 대량구매해야 하는 대형마트, 이커머스 대신 가까운 편의점을 이용하는 수요가 꾸준하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자율 출점제한 등 어려움이 있지만 편의점 사업은 견실하게 성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3일 공시가 예고돼 있는 롯데는 2019년 3분기까지 흐름과 동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소폭 감소한 상태로 전망된다. 신규사업으로 매출 증대를 꾀하지 않았으나 또 이에 따른 부담도 없었던 까닭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올해 부진 점포 정리 등 오프라인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지난해 출범한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한층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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