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쇼크…산업계 총체적 난국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국내 산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뜩이나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악재가 추가됐다.

자동차와 전자 등 업계는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항공업계는 중국 본토와 인근 노선을 축소했다. 방역 비상에 이은 경제 비상 상황으로 대한민국 전체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쌍용차 공장가동 중단...기아차·한국 GM·르노삼성도 불가피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자동차 부품 공급 차질로 현대차와 쌍용차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르노삼성차가 다음 주 휴업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아차와 한국GM은 다음 주 중 생산 중단이 전망된다.

앞서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지난 4일부터 단기 휴업에 들어갔다. 쌍용차는 4일부터, 현대차는 7일부터 국내 모든 공장이 문을 닫는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11일을 시작으로 2~3일 공장가동 중단이 예상된다.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바닥에 설치하는 배선 뭉치이다. 관리상 문제로 재고를 쌓아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기아차와 한국GM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부족한 부품을 받는 방법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중국에 공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부품사가 많아 사태 장기화시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자, 배터리 업계도 우한 폐렴 비상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일까지 중국 상하이 플래그십 매장 운영을 중단한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중국 내 첫 모바일 플래그십 매장인 이곳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전시해 왔다. 중국 최대 규모인 데다가 유동 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춘제 연휴로 가동을 멈춘 LG전자 난징 공장은 지방 정부 지침에 따라 오는 10일 재가동될 예정이다.

배러티 업체들도 줄어드는 원재료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난징에 있는 LG화학 배터리 공장과 LG디스플레이 모듈(후공정) 공장은 지난 주말부터 가동을 멈췄으며, LG화학 베이징·광저우 편광판 공장, 톈진 자동차 소재 공장 등도 같은 시점에 가동을 중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장쑤성 정부 지침에 따라 오는 9일까지 창저우 공장 가동을 멈춘다. 장쑤성 관내에 있는 옌청 공장 신축도 중단됐다.

항공업계, 중국 본토 이어 인근 노선까지 줄여

항공업계는 중국 본토 노선을 대폭 감편하는가 하면 홍콩 마카오 등 인근 노선까지 줄이고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말까지 인천과 제주에서 출발하는 홍콩, 마카오 등의 노선을 감편하기로 지난 3일 결정했다. 인천~홍콩·마카오 노선은 오는 7~8일부터 주 7회에서 주 4회로, 제주~마카오 노선은 7일부터 주 4회에서 주 2회로 줄어든다. 우한 폐렴 확산세에 따라 감편 운항을 연장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3월 1일부터 28일까지 20개 중국 노선을 비운항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내달 27일까지 우한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2일부터 인천~황산·장자제·창사·쿤밍, 부산~베이징·난징, 제주~베이징 등 7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제주항공 등 국내 LCC 역시 중국 노선 감편을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외교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와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중국 본토와 마카오 및 홍콩을 여행 자제 지역으로 공지한 바 있다.

한 항공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우한 폐렴까지 항공 업계에 전반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항공사들의 실적이 역대 최악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