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명동 한 골목.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 대신 비둘기가 무리지어 떠도는 장면이 종종 발견됐다. [사진=이하영 기자]
4일 명동 한 골목.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 대신 비둘기가 무리지어 떠도는 장면이 종종 발견됐다. [사진=이하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손님이요? 평소보다 반 이상 줄었죠. 요즘 마스크 사러온 분밖에 없는 것 같아요.”

4일 오후 명동거리에 위치한 한 편의점 점주 말이다. 해당 편의점은 1층, 1.5층, 2층으로 나뉘어 30여석의 좌석과 테이블이 마련돼 있었지만 앉아있는 손님은 7명에 불과했다.

반면 점주를 포함해 직원은 총 5명으로 손님 수와 거의 비슷했다. 이들은 깨끗한 진열장을 닦는 한편 할 일을 찾지 못해 잠시 가만히 서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명동 거리의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했다. 간혹 손님이 10명 남짓 있는 화장품과 신발 가게 등도 있었지만, 대부분 텅텅 빈 점포에서 직원들만 물건을 정리하거나 호객행위를 하는 등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신 먹이를 못 구한 비둘기떼가 관광객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모습이 자주 발견됐다.

4일 명동 지하 상가는 한산한 채로 가끔가다 관광객 한두명이 발견된다. [사진=이하영 기자]
4일 명동 지하 상가는 한산한 채로 가끔가다 관광객 한두명이 발견된다. [사진=이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잇따른 추가발병은 명동거리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돌려세웠다. 실제 4일 우한 폐렴에 감염된 2번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같은 날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주말에는 회사원들도 출근하지 않아 마스크를 사러온 중국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명동 평당 임대료는 연 3577만원이다. 월 평균 298만원에 일 평균으로 따지면 9만원 꼴이다. 10평 매장만 해도 하루 90만원을 벌어야 평당 임대료 지불이 가능하고, 직원 월급‧전기세‧물건값 등을 포함하면 얼마나 더 벌어야 할지 아득하다.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열병(ASF)로 한동안 파리만 날렸던 외식업 자영업자는 중국에서 날아온 감염 폭탄에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ASF는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걱정에 돼지고기 외식소비가 줄어든 데다, 우한 폐렴은 호흡기와 침 등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알려져서다.

1월 31일 한산한 명동 거리. [사진=독자제공]
1월 31일 한산한 명동 거리. [사진=독자제공]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A씨(40대‧여)는 “12번째 확진자가 군포 지역 내에서 병원‧약국‧영화관‧면세점 등 많은 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안다”며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하지만, 감염 불안으로 아이도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이번 주 내내 집에만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와 같이 다수의 우한 폐렴 확진자 주요 거주지인 서울‧경기 등 수도권 주민들은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기 바쁘다. 회사일로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자리를 제외하고  회사와 집만 오가며 개인 약속은 대부분 취소하는 분위기다.

경기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40대‧남)는 “돼지열병으로 한동안 하루에 손님이 10명도 오지 않아 고생 많이했다”며 “이제 손님이 좀 오나 싶었는데 신종 코로나 때문에 다시 발길이 뚝 끊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B씨는 “중국에서 지속해 발생하는 감염문제 때문에 사업이 너무 힘들다”며 “지인이 1인메뉴를 개발해 배달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해 그거라도 해볼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