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이 4일 강원도 홍성군을 찾아 현장 취임식을 가졌다. [사진=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왼쪽)이 4일 강원도 홍성군을 찾아 현장 취임식을 가졌다. [사진=농협중앙회]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앞으로 우리 농촌에 산적해 있는 문제의 답을 현장에서 찾기 위해 일선 농업 현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이성희 민선 제6대 농협중앙회 회장은 4일 강원 홍천군을 찾아 현장 취임식을 갖고 이같은 현장경영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방문은 이성희 회장이 농업·농촌 현장 중심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공식적인 취임 행사를 갈음하여 실시됐다. 농가 일손돕기는 물론 농업인과 오찬 간담회를 통한 소통의 장도 마련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위협이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농업인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방역용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전달하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이 회장은 “우리 12만 농협 임직원 모두는 농업인이 없는 농협은 존재 이유가 없음을 명심하고, 함께 힘을 합쳐 건강한 농업·농촌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축산물 유통구조를 선진화하고, 농·축협 숙원사업을 해결하여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4일 강원도 홍성군을 찾아 현장 취임식을 하며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4일 강원도 홍성군을 찾아 현장 취임식을 하며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이하는 취임사 전문이다.

사랑하는 210만 농업인 조합원 여러분!

존경하는 1,118분의 조합장님과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농협을 성원해주시고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4대 농협중앙회장의 소임을 맡게 된 이성희 인사 올립니다.

먼저, 제가 농협회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조합장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아홉분의 훌륭하신 후보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후보님들께서 선거운동기간동안 제시하셨던 훌륭한 공약들은 앞으로 농협 운영에 적극 반영하여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이렇게 지면으로 취임사를 알려드리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전국의 농업인, 조합장, 임직원들을 직접 모셔서 얼굴을 맞대고 취임식을 하려 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국이 엄중한 상황이어서 부득이 지면으로 인사 올리게 됐습니다.

널리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대신 내일 2월 4일, 농촌 현장에 가서 농업인, 조합장, 임직원과 함께 농촌 일손 돕기를 하면서 조촐한 현장 취임식을 하려고 합니다. 제가 회장이 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처음으로, 만나 뵙고 대화하려 한 분들이 모두 거기에 계시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농업·농촌이 여러모로 힘들고 국내외 경제 상황도 어려운 시기에 농협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 또한 느낍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존경하는 조합장님과 12만 임직원이 있기에 마음 든든하기도 합니다. 24대 농협중앙회장으로서 농업·농촌·농협 발전과 국민경제 기여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농협의 역사는 위대했고 자랑스러운 시간을 축적해 왔습니다.

세계 협동조합사에 길이 남을 만한 열매를 맺어왔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210만 농업인 조합원, 12만 임직원과 함께 그 명성에 걸맞은 농협의 역사에 또 다른 긍지를 보탤 것입니다. 사랑하는 210만 농업인 조합원 여러분!

우리 민족의 정신과 뿌리는 농촌에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발전에는 농촌의 뒷받침이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농촌은 어려워지고 도시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농촌의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어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인구가 감소하여 지역공동체가 소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농업․농촌․농업인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성의 토대위에 답을 찾고 실천하겠습니다.

우리농협은 항상 경쟁력 있는 농업을 키우고 활력 있는 농촌을 만들고 농업인의 소득 증대라는 지상과제가 주어졌고, 늘 그 목표를 향해 달려왔습니다. 희망은 언제나 낮은 곳에서 꿈틀대며 절망을 딛고 꽃피운다고 합니다. 저는 농업인의 고충에 대하여 낮은 자세로 희망을 찾아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할 것이며, 그 과정에 농협 임직원의 지혜가 모아질 것입니다.

존경하는 조합장님 여러분!

농협의 발전과 성장 뒤에는 농업인 조합원의 피와 땀이 배어 있고, 관심과 사랑, 배려가 있었으며, 또렷한 주인 의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조합장님들이 함께 계셨습니다.

전국 조합장님들이 내실 경영과 함께 농업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는 열정, 농장과 축사 등 고귀한 생산 현장을 든든히 지켜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들과 속내를 나누며 ‘어떻게 하면 좋은 농축산물을 생산해 낼 수 있을까’,‘어떻게 해야 잘 팔아드릴 수 있을까’노심초사, 애간장을 태운 조합장님들의 소명의식이 없었다면 오늘의 농협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농협을 사랑하고 이용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

우리 농축산물에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이 땅의 농업인을 각별히 생각해 주시고,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남다른 혜안으로 한국 농업을 지탱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시장 쟁탈전이 치열한 글로벌 금융 환경 속에서도 국내 유일의

민족 자본인 농협금융을 믿고 귀한 자산을 맡겨 주신 은혜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고마움을 표합니다.

농협은 경제의 피로 불리는 금융의 안전성과 편의성, 전문성 제고를 통해 고객인 국민 여러분의 자산 보전과 증대에 한 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식량산업인 농업의 첨단화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통해 국민 여러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지킬 것입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 농협은 그간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힘입어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어왔고, 그 어느 조직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잘못된 관행을 고쳐가기 위해 시스템도 만들고 농심을 바탕으로 한 정체성 찾기에 노력해 왔지만, 조직의 버팀목인 도덕성과 경영 실적은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대를 앞서간다는 각오로 모든 업무 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가고 타성에 젖은 업무 행태를 가다듬어‘바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경영 성과를 이루는 기업문화’,‘농업인 편의 중심의 협동문화’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농협을 둘러싼 외부의 시선들은 언제나 큰 변화의 물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흐르는 강물은 둔치를 무서워하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한 책무를 구체화하고 열의를 얹어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한국 농업의 미래를 열어갈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자, 우리 농업과 농촌, 농협의 미래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드리면서 12만 임직원이 동행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첫째, 농협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최선을 다합시다.

농협의 주인은 농업인입니다. 농업인은 농협의 근본입니다.

농업인이 없다면 농협의 존재 이유도 없습니다. 이에 농업인을 향한 섬김의 자세를 여러분께 당부 드립니다.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고민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데 집중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안정된 농가기본소득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농업인 월급제’와‘농업인 수당’,‘농업인 퇴직금제’같은 소득안정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농업인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농협재단을 조합원 복지기관으로 개편하고, 다양한 복지 사업을 개발·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미래 한국농업을 이끌어 나갈 청년농업인을 적극 육성하고, 가사 및 육아 부담에 힘겨워 하는 여성조합원 지원 확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농축산물 유통 구조를 전면 개혁하여야 하겠습니다.

농축산물 유통구조상 가장 큰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라 할 것입니다. 기상재해나 수급예측 오류에서 나타나는 과잉 내지 과소생산이 가격 급등락의 주요인 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적인 수급조절 체계 구축이 절실합니다.

우선적으로 10대 작목을 선정하고, 농협 자체적인‘수급 예측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파종에서 수확까지 전 단계를 모니터링 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소매유통은 농축협 하나로마트 중심으로 육성하고 농협 쇼핑몰을 미래 산업으로 키워나가는 등 기존의 유통체계를 타파하는 유통 패러다임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조합장님과

농민단체·유통전문가로 구성된“올바른 유통위원회”를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고의 품질로 적정량을 생산하고, 시장 트렌드에 맞는 유통체계를 통해 원활한 농축산물 수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모든 사업을 농축협 중심으로 바꿔야 합니다.

농·축·원예·인삼협별 숙원사업 해결을 총력 지원하여 개별 농협은 물론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조합상호지원자금은 재해지원 등 최소한의 자금만 중앙회에 남겨두고 시도별·품목별로 자율배분토록 하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현장에 계신 조합장님들의 참여가 확대될 것입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제사업을 품목별·축종별 연합회 중심으로 재편하고, 상호금융 역시 최고의 전문성, 생산성,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해 은행권을 능가하는 제일의 금융기관으로 육성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농협의 미래 성장산업으로 축산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축산 4개년 발전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100년 후에도“농협다운 농협”을 만들어 갑시다.

지금까지 상상하지도, 경험하지도 못한 변화가 엄청난 규모와 속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농업환경 역시 예외일 수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농협’구현을 위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인공지능 비닐하우스 농법을 보급할 ‘디지털 농업인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농축협별 유통 ․ 금융몰 구축, 스마트 축사, 스마트 영농 모델 보급 등의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여 농업과 농협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준비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농협의 위상을 높이고 수익 다변화를 위해 성공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고 국제 협동조합 활동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한편, 차입금 증가로 악화된 중앙회 재무구조를 정상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창립 60주년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가는 기틀을 마련하여 후배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도록 내실경영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농협에는 변화와 혁신이, 농촌에는 풍요가 가득하도록 최선을 다했을 때 우리는“농협다운 농협”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농업인과 국민 여러분,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실로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

조금은 두려운 생각도 있지만,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농토피아(農+ Topia) 구현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다 쏟을 것입니다.

능력 있는 임직원이 있고, 든든한 농업인의 응원이 있기에 제가 그려가야 할 농협의 모습을 의연하게 펼쳐가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상상하고, 함께 준비하고,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끝으로, 농협은 농업인과 함께 성장하는 협동조합입니다.

농협법 제1조는“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가슴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농업인의 행복을 위한 새로운 여정에 국민 여러분의 동참을 부탁드리며, 농협은 이 땅의 모든 농업인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초봄 언 땅을 뒤엎어 씨앗을 틔울 흙을 고르는, 농부의 심정으로 제 소임에 임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취임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는 요즈음 건강 유의하십시오.

여러분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2월 3일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 이 성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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