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더케이손해보험지부 노조원들이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직원공제회 앞에서 '더케이손해보험 매각 중단' 요구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더케이손해보험지부 노조원들이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직원공제회 앞에서 '더케이손해보험 매각 중단' 요구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추진해온 더케이손해보험 기업결합(M&A)이 노조의 인수전 개입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더케이손보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보험에 편중된 수익 구조와 고금리 장기보험 부문의 2차 부담과 보험료 수익 구조의 안정성이 떨어졌다. 

또 이밖에 한신평은 지난해 12월 직원의 관리 부실로 발생한 약 15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과 이에 따른 지급여력(RBC)비율 급락을 반영했다. 

이런 가운데 더케이손해보험 노조가 하나금융이 제시한 고용안정 협의안 수용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매각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더케이손보 노조는 앞서 대주주인 한국교직원공제회와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기존의 합의안은 인력 이동이 수반되는 아웃소싱의 경우 노사 합의를 통해 시행한다는 내용이었으나 하나금융측이 합의라는 문구를 협의로 바꾸면서 '콜센터 외주화'의 길이 열렸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노조와 더케이손보 지부는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가 직고용 중인 콜센터와 부서 인력들을 구조조정할 것을 우려하고 차성수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에게 칼을 겨눴다.

차 이사장은 현재 4·15총선 출마를 준비중이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지금 상태 그대로 매각합의서 사인하고 나가는 순간 금천구에 낙선운동을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차 이사장이 31일 사퇴를 결정한 상황이어서 매수·매도자간 계약 내용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로,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로 출범해 2014년 종합손보사로 승격했다. 공제회는 지난해 말부터 더케이손보 매각에 착수해 하나금융지주와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나금융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더케이손보 지분을 주가순자산비율(PBR) 0.7 수준으로 인수키로 하면서 협상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노조의 반대와 함께 이사장 부재 상황에 직면하면서 최종 주식매매 계약 일정은 늦춰질 전망이다. 

또 노조의 반대와 신임 이사장 선임이 이뤄질 때까지 매각이 지연되면서 0.7배는 고가인수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현재 국내 7개 상장 손보사의 PBR 평균은 0.5다. 더군다나 2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매각이 지연될 경우 매수자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말 지급여력(RBC)비율이 130%까지(당국 권고치 150%) 떨어져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확충이 시급한 회사인데 합병을 늦춰서 좋을 것이 없다"며 "노조가 퇴임할 이사장을 대상으로 통하지도 않을 낙선운동 카드까지 꺼내든 것은 유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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