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망울의 저해성 신경세포 초기 발달과정에서 Abl1 역할 모식도. [사진=DGIST]
후각망울의 저해성 신경세포 초기 발달과정에서 Abl1 역할 모식도. [사진=DGIST]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자폐증과 같은 신경발달장애에 동반되는 감각 과민증의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앞으로 신경발달장애 및 암질환과 동반된 감각이상증세 조기 진단과 항암제 부작용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30일 DGIST에 따르면 문제일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정상적인 감각신경 형성을 위한 저해성 개재세포(inhibitory neuron)의 초기 발생 시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Abl1’의 중요한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저해성 개재세포는 뇌와 척수를 구성하며 감각 뉴런과 운동 뉴런 사이에서 자극과 흥분을 중계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의 일종이다.

뇌의 발달 과정에서 인지 및 언어 신경회로보다 먼저 형성되는 감각 신경회로는 생후 1년 동안 폭발적으로 형성된다. 발달 과정 중 유전적, 환경적 결함으로 인해 저해성 신경회로의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인지 장애와 감각 이상을 동반한 자폐증을 초래한다. 

그동안 자폐증 치료를 위한 연구는 인지 장애와 관련된 저해성 개제세포의 비정상적인 발달에 집중했으나 이보다 먼저 발병되는 감각 이상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 및 메커니즘은 연구가 미진했다.

연구팀은 ‘Abl1’ 유전자가 쥐의 후각 망울 내의 저해성 개재뉴런의 초기 발달 시기에 폭발적으로 발현 및 활성화됨을 최초로 발견했다. 또 렌티바이러스(lenti-virus)를 이용해 Abl1의 발현과 활성을 저해하면 저해성 개재세포들이 자신들의 세포층으로 정확하게 도달하지 못하는 구조적 결함이 발생하는 것도 밝혀냈다. 

렌티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인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의 일종으로 벡터로써 연구하고자 하는 타겟유전자를 원하는 모든 세포나 조직에서 발현시키거나 억제 등에 이용된다.

자폐증 유발 후보 유전자로 지목된 Abl1은 원래 암 유발유전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뇌 발달이 왕성한 2-9세 시기의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이 Abl1 활성 저해제인 표적항암제 글리벡을 복용할 경우 60% 이상의 환자가 환취와 같은 감각이상 부작용을 보이는 점에 착안해 Abl1 발현 및 활성 저해가 글리벡 복용의 부작용처럼 쥐의 후각 감도를 비이상적으로 증가시킴을 확인한 것이다. 

또 단백질체학(proteomics)을 이용해 Abl1이 뇌의 구조발달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운동성 단백질인 더블코르틴(Dcx)을 일시적으로 인산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Abl1이 미세소관의 역동성을 조절하며 Abl1과 Dcx 간의 새로운 신호전달체계를 제시했다.

단백질체학은 유전자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단백질체를 대상으로 유전자의 기능, 단백질의 기능 이상 등을 찾아내고 질병을 추적하는 분석기술을 말한다.

문제일 교수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신경발달장애 혹은 암 질환에서 나타나는 감각 과민증의 기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감각이상 질환을 극복하는 후속연구가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김재연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고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온라인판에 7일 게재됐다.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한국뇌연구원의 ‘허브-스포크 기반 융합 뇌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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