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예방행동수칙이 붙어 있다.
23일 서울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예방행동수칙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23일 현재까지 확인된 확진자는 중국 내 440명, 한국, 미국, 일본, 대만 각 1명, 태국 2명이다. 사망자는 9명인데 모두 중국에서 발생했다. 치사율은 2%로 과거 사스(10%내외), 메르스(20%) 대비 낮은 편이나 현재 중증으로 분류된 환자들이 추가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이후 확진자가 늘어날 위험이 있다. 춘절 이후 확진자 또는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거나, 한국 등 여타국으로 확산된 점이 확인될 경우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질 전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채권팀 연구원은 전염성 바이러스가 국내 채권시장에 얼마나 큰 강세 재료로 작용할 지 판단에 있어서 한국 내에서의 확산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MERS)의 경우 한국이 전세계에서 사우디에 이은 2위 감염국이었고, 고령자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집중되었고 치사율은 20%에 달했다. 당시 내수위축이 확인되면서 15년 6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한편 현재 우한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확진자와 사망자가 중국에서 집중 발생했고 한국은 1명의 확진자만 발생한 상태다. 춘절 이후 국내에서의 창궐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또 한국에 직접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등에서 확진자 발생이 빠르게 늘어날 경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단기적인 채권 강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경제가 이로 인해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면 아시아권에 대한 성장률 눈높이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2003년 SARS는 중국과 홍콩에서 800여명의 사망자를 냈고 중국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7.9%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행은 7월 이같은 영향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4%에서 3.75%로 인하했다.

다만 한국 내에서의 초동 대응력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발전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당시 메르스는 병원 내에서 대규모로 발생했는데 확진자 격리 등 초동 대응이 미흡했던 점이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종합하면 중국이 초동대응에 실패하고 춘절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가 중국 및 주변국에서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예상보다 빠르게 진압될 경우 시장은 다시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완만하게 회복되는 글로벌 경기에 주목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재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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