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동물에게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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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동물에게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닥터 두리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면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 여용준 기자
  • 승인 2020.01.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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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주: 사라진 VIP'. [사진=메가박스 중앙 플러스엠]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올해 1월은 유난히 동물에 대한 영화가 많이 개봉하고 있다. 사람이 동물의 탈을 쓴 영화 ‘해치지않아’와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주인공을 다룬 ‘미스터 주: 사라진 VIP’와 ‘닥터 두리틀’도 개봉했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덜 외로울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에게 직장생활과 연애문제에 대한 고민상담을 할 수 있고 어제 본 TV 프로그램에 대한 수다도 나눌 수 있다. 무엇보다 용변 볼 곳을 지정해주고 밥은 어디 넣어놨으니 꺼내 먹으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상대방과 내가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동등한 위치에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동물과 대화는 불가능하다. 동물훈련사 강형욱씨를 통해 동물의 생각을 조금은 읽을 수 있게 되지만 그것이 완벽한 답이라는 보장은 없다(그래도 매우 근접한 답이다). 

대화를 나눌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재미를 위한 사냥도 일삼고 괴롭히기도 하고 무자비한 실험도 강행한다. 

특히 동물실험은 과학의 발전을 이룩하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동물에게는 끔찍한 재앙이자 폭력이었을 것이다. 몇 년 전 한 화장품 회사에서 토끼를 묶어두고 강제로 마스카라를 3000번 정도 바르는 영상은 대단히 끔찍했다. 

동물실험의 역사는 기원전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와 에라시스트라투스가 동물실험을 강행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며 기원전 2세기에는 로마의 외과의사였던 갈렌이 돼지와 염소를 해부했다는 내용도 있다. 

또 12세기 아랍인 외과의사 아벤조아르는 치료법을 검증하기 위해 동물에게 먼저 실험하고 그 결과를 알기 위해 해부했다는 내용이 있다. 

과거의 동물실험이 주로 해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19세기 이후 동물실험은 더 다양해졌다. 1880년 루이 파스퇴르는 양을 이용해 탄저병 배종 실험을 했고 1890년 이반 파블로프는 개를 이용해 조건 형성 실험을 했다. 이 결과는 소위 ‘파블로프의 개’로 잘 알려져있다. 

1961년 머큐리 아틀라스 호에 투입되기 전의 우주비행사 침팬지 이노스. [사진=위키피디아]
1961년 머큐리 아틀라스 호에 투입되기 전의 우주비행사 침팬지 이노스. [사진=위키피디아]

특히 동물실험에는 개가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1922년 개에서 인슐린을 분리했으며 이는 당뇨병 치료에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1957년 11월 3일에 라이카라는 러시아 개는 지구의 궤도를 순회한 최초의 동물이 되었다. 

이밖에 1970년대에는 아르마딜로를 이용하여 나병 예방 백신과 항생 치료제가 개발됐고 사람에게 접종됐다. 

동물의 유전을 변형하는 인간의 능력은 1974년 루돌프 제니쉬가 생쥐의 게놈(한 개체의 총체적인 유전 정보)에 SV40 바이러스의 DNA를 융합해 최초의 유전자 이식 동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 1996년에는 성체 세포로부터 복제된 최초의 포유류, 복제 양 돌리가 탄생했다.

우주산업과 생명과학의 발전에서 동물이 한 역할은 지배적이다. 이밖에도 각 기업이나 연구소에서는 제품, 약물의 테스트를 위해 동물을 상대로 실험을 강행한다. 특히 신약의 안전성 테스트를 위해 동물실험이 주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많은 동물들이 고통스럽게 죽는다.

동물실험에 대한 경고가 등장하는 ‘혹성탈출’ 프리퀄 3부작이 있다. SF 고전 ‘혹성탈출’의 시작을 쫓는 이 이야기에는 주인공 시저(앤디 서키스)의 동료이자 숙적인 코바는 동물실험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적대심을 갖게 됐다. 아마도 동물실험을 당한 많은 동물들이 이런 분노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닥터 두리틀'. [사진=유니버셜픽쳐스]

만약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그 순간 동물들은 “제발 살려줘” 혹은 “제발 죽여줘”라고 절규할지도 모른다. 

국내법에서는 ‘동물보호법’을 통해 동물실험에 대한 몇 가지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현재 여기에서 더 나아가 동물실험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는 연구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ICCVAM, 유럽연합(EU)의 ECVAM, 일본의 JACVAM, 우리나라의 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KOCVAM), 캐나다의 ‘헬스 캐나다’에서 동물실험 대체 방법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동물실험이 해결된다고 동물이 살기 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어디선가 동물은 학대받고 있고 필요가 아닌 ‘오락’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도 많다. 

인간이 동물을 잡아먹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것은 동물이 동물을 잡아먹던 시절부터 전해져 온 습성이다. 먹이 사슬에 의한 허용 이상으로 동물을 잡는다면 그것은 자연에 거스르는 일이다. 

애니메이션 ‘파닥파닥’을 본 관객처럼 동물을 먹는 일에 대한 극단적인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학대당하며 죽어가는 동물이 있다면 그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사실 그들은 인간과 통하는 것이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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