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장고 끝에 청해부대 호르무즈 ‘독자 파병’ 결정

[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정부가 아덴만 해역에 파견된 청해부대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청해부대는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에 합류하지 않고, 최우선적으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는 독자적 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1일 “우리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의 작전지역을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아라비아만, 즉 페르시아만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정부는 일단 청해부대가 미국이 희망한 IMSC에 참여하지 않는 ‘독자 파견’을 통해 독자적 작전을 수행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특히 청해부대는 이 지역에서 우리 군 지휘 하에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를 최우선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중동지역에 거주하는 2만5000명의 교민 안전과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최우선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호르무즈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우리 선박이 연 900회 통항하고 있어 유사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제 현지에서 강감찬함과 교대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임무를 수행한다.

일단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 즉 호르무즈 호위연합과는 별도로 독자 작전을 수행하는데, 협력 가능성은 열어뒀다.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이날 오후 5시30분 임무를 교대하는 4400톤급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한다.

왕건함은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국제해양안보구상,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한다.

국방부는 “이번 결정을 통해 중동지역 일대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는 “중동의 현재 상황을 유사시 상황으로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면서 “미국과 이란에는 사전에 우리 정부 결정을 설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