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대표.[사진=SKT]
박정호 SKT 대표.[사진=SKT]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사전신고를 접수한 지 300일 만이다.

이로써 SKB는 IPTV와 케이블TV(SO)를 모두 가진 유료방송 사업자가 되고, 이 시장 3위 사업자가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SKB IPTV 가입자는 485만5775명이고 티브로드 케이블TV(SO) 가입자 수는 308만2939명이다.

◇PP와 협상에서 우월적 지위 남용하지 않도록 조건 부과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B와 티브로드 3개사 법인 합병 및 SO에 대한 최다액출자자 변경 건’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허가·승인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SKB와 티브로드 인수합병에서 중점 검토한 부문은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공익성의 실현 가능성 △콘텐츠 수급계획의 적절성 및 방송영상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도다.

우선 공정경쟁을 위해서는 △협상력 남용 방지 △채널 구성 △홈쇼핑 송출 수수료 △회계 구분 등에 조건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SKB는 PP(홈쇼핑 PP 포함)와 대가 및 채널 번호 협상 시 역무별(SO, IPTV)로 각각 별도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고, PP 의견을 반영해 PP 평가 기준과 절차, PP 프로그램 사용료 배분 기준을 마련한 뒤 반기별로 지급 이행실적을 과기정통부에 제출하게 된다. 

아울러 PP 의견이 반영됐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와 매년 PP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 규모, 수신료매출액 대비 비율과 전년 대비 증가율을 공개해야 한다.

홈쇼핑 방송 송출 수수료 관련해서는 과기통부장관 승인을 받은 계약 절차, 구체적인 대가 산정 기준을 홈쇼핑 PP에 통지하고, 실제 계약 체결 시 이 절차와 기준을 적용하게 된다. 또 매년 전체 홈쇼핑 송출 수수료 수입 규모와 수신료매출액 대비 비율 및 전년 대비 증가율을 공개하게 된다. 

티브로드 지역성 보장을 위해 과기정통부는 △지역성 구현 책무 △지역성 약화 방지 △직접사용 채널·지역 채널 운용 등에 조건을 부과했다.

SKB는 ‘8VSB 기본상품’(최저가상품)에 지역 채널을 포함하고, SKB에서 지역 채널 콘텐츠를 무료 VOD로 제공한다. 또 지역과 상생 방안을 포함한 공적 책임 확보방안을 마련해 변경허가‧승인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또 티브로드가 운영하던 권역별 지역 채널을 합병 이전보다 광역화해 운영하지 못하고, 신규 직사 채널을 운용할 경우에는 그 계획을 과기정통부 장관과 사전 협의하게 된다. 

콘텐츠 투자, 방송 저가화 대응, 상생협력, 고용안정 등을 위한 조건도 부과했다. 이에 따라 SKB와 SK텔레콤은 2024년까지 향후 5년간 콘텐츠 투자 규모를 지난 2014년~2018년보다 78.9% 많은 4조621억원으로 늘린다. 또 케이블TV에 8937억원, IPTV에 2조2434억원, OTT(웨이브)·모바일 기반 콘텐츠에 925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심사과정에서 공정경쟁, 이용자 편익, 지역성 강화, 고용 안정 등에 대해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IPTV 사업자의 SO 합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콘텐츠 투자, 상생 협력 등에 관한 조건 부과를 통해 미디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SKB는 이날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을 선도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SKB 측은 “이번 M&A는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한 것인 만큼 향후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IPTV와 케이블TV를 비롯한 미디어 업계 상생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합병법인은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을 선도함과 동시에 유료방송 사업자로서 공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유료방송 시장 3위에 만족할 SKB 아닐 것… “차기 인수합병 있을 것”

티브로드와 한 몸이 된 SKB는 유료방송 시장 3위 사업자가 됐다. SKB는 2위 사업자였지만 LG유플러스와 CJ헬로 결합으로 3위로 밀렸다. 이에 유료방송업계는 SKB 차기 유료방송사 인수합병을 예상한다.

정부도 미디어 시장 형태 변화에 따라 기업융합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인수합병을 인가하며 “이번 합병 건이 미디어 기업의 대형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의 부상 등으로 대표되는 시장환경 변화에 대한 사업자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노력인 만큼, 최종 허가‧승인을 통해 국내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B 차기 인수합병 물망에 오르는 업체는 현대HCN, CMB 등이다.

현대HCN은 총 8개 지역에서 케이블TV 서비스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기준 가입자는 134만명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티브로드와 합병도 MOU를 맺으면서 시작됐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MB는 광주·전남, 대전·세종, 대구, 영등포, 동대문 등 11개 권역에서 케이블TV 사업을 하고 있고 지난 9월 30일 기준 가입자는 156만명이다.

이에 박정호 SKT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료방송사업자 추가 인수에 대해 “이야기들이 많은데, 일단 이거(SKB, 티브로드 인수합병)부터 끝나야 한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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