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라임자김기식 전 금감원장 "희대의 금융사기" 언급하면서 '판매사기'로 몰아갈 조짐 산운용 펀드 피해 규모가 2조원 가까이 불어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감독당국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최근 추가 환매 연기 가능성을 통보한 사모펀드의 규모가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규모가 2조원대로 불어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추가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달 초 ‘크레디트 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에서 환매 연기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펀드 판매사들에 알렸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무역금융펀드’(플루토F1 D-1) 등에 투자한 상품이다. 판매 규모는 총 2949억원, 환매 연기 가능성이 있는 금액은 약 12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라임자산운용 펀드 중 환매 연기 가능성이 있는 금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5587억원에서 1조 6679억원으로 늘면서 올해 중순이면 환매 중단 액수가 2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는 다음달 중순 최종 발표된다. 라임자산운용은 펀드 판매사와 증권사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자산 회수와 분배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까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는 다르다’며 책임에 선을 그어온 금융당국의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환매중단 사태가 시작됐을 때 윤석헌 금감원장은 운용사의 유동성 문제라고 봤다. 윤 원장은 "라임이 유동성 리스크 부분에서 운용상 뭔가 실수를 했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임운용이 투자한 미국 헤지펀드가 폰지 사기에 연루되고 정상 펀드 자금을 부실 펀드로 옮기는 '돌려막기'까지 드러났다. 

이 때까지만 해도 금융당국은 "불완전 판매는 아니"라는 입장이었지만,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지난 9일 "금융 역사에 기록될 희대의 사건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김 전 원장은 무역금융펀드가 미국 운용사의 자산 동결로 인해 전액 손실이 났음에도 손실을 숨기고 운용했다는 점 등을 들어 "라임자산운용이 명백히 사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라임 펀드는 형식은 사모펀드지만, 실질적으로는 공모펀드처럼 금융 지식이 적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상당수 판매되면서 피해 범위가 커 판매측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졌다. 금융감독원도 판매 사기죄에 초점을 맞춰 대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판매사측은 전적으로 운용사들의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환매중단을 알려야 하는 지점에선 불똥이 떨어졌는데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금감원이 신속한 환매를 위해 상각을 요구하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를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회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판매사 '공동대응단'은 이러한 문제점 등을 담은 의견을 조만간 금감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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