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석탄화력’ 적자사업인데…예타 결과 무시하고 추진하는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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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석탄화력’ 적자사업인데…예타 결과 무시하고 추진하는 ‘한전’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KDI 수익성 평가 ‘–102억원’
한전, 투자금 60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줄여 예타 무력화 시도
  • 유준상 기자
  • 승인 2020.01.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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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예타 결과 수익성이 없는 사업으로 판단된 인니 자와(Jawa)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발전소와 관련 없습니다.)
한전이 예타 결과 수익성이 없는 사업으로 판단된 인니 자와(Jawa)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발전소와 관련 없습니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수익성이 없는 사업으로 판단된 인니 자와(Jawa)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힌 뒤 “해당 사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지역에 총 2GW 규모의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 3조5000억원(34억 달러) 중 한전이 지분 600억원을 투자하고, 두산중공업이 건설‧시공을 담당한다.

그런데 9‧10호기 사업은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나오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은 사업비가 500억원이 넘을 경우 예타를 받는데, KDI가 진행한 자와 9‧10호기 사업에 대한 예타 결과 사업성이 –102억원으로 나왔다. 이 경우 사업수익성이 낮아 신중을 요하는 ‘그레이 존(Gray zone)’ 사업으로 분류된다. 그레이 존 사업으로 분류되면 사실상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김성환 의원실의 조사 결과 한전은 예타 이후, 자와 9‧10호기의 지분을 줄여 투자금을 60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조정을 시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금 조정은 예타 결과와 상관없이 한전 이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추진을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는 예타에서 수익성이 없는 사업으로 이미 판명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일부러 투자금액을 줄이는 편법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성환 의원은 “한전이 지분을 축소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예타를 무시하고, 정부의 감독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지분을 축소한다고 수익률이 없던 사업이 갑자기 수익률이 높아지지 않는다. 전세계적인 탈석탄 추세를 비추어보면 중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여 투자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KDI 예타 결과를 보면 한전은 지분 투자 외에도 채무보증 2500억원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계 스탠더드 차타드 은행이 탈석탄 선언의 일환으로 자와 9‧10호기 투자 철회를 계획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자금조달 실패 시 한전의 부담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시공을 맡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저가 수주 의혹으로 시공비가 증가할 경우 1392억원(1억2000만 달러)을 추가로 부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심지어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전력구매 정부보증(BVGL)도 받지 못해서 한전의 수익리스크는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Carbon Tracker Initiative는 2027년경 인도네시아에서도 재생에너지의 경제성과 석탄화력발전의 경제성이 역전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성환 의원은 “탈석탄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강조하면서 “기후위기로 인해 사양 산업에 접어든 석탄화력사업은 사업의 정당성도 없을뿐더러, 이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전을 깊은 수렁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예타 회피라는 꼼수까지 내세운 한전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부차원의 대응을 요구했다.

한편 한전은 자와 9‧10호기 외에도 투자금이 2200억원에 달하는 베트남 붕앙2호기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탈석탄을 선언하고 사업에서 철수하는 홍콩회사 CLP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어서 국내외의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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