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관계자가 라면 코너의 라면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관계자가 라면 코너의 라면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올해는 진라면 가격이 오를까? 한때 라면점유율 30%에 육박하며 1위 농심을 위협했던 오뚜기가 업계 기준 시장점유율 25~26%를 유지하는 가운데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라면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인해 12년간 제자리 걸음이던 진라면 가격이 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오뚜기가 시장점유율 하락과 영업이익 저하로 ‘갓뚜기’로 묶여 10년 이상 올리지 못했던 진라면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촉매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오뚜기에게 갓뚜기 별명은 양날의 검이다. 갓뚜기로 점유율 상승효과를 봤지만, 착한 이미지가 굳어지며 원재료 가격 및 인건비 상승분을 적용해 제품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진라면 시장점유율이 급성장한 데는 맛과 더불어 ‘갓뚜기 열풍’ 또한 무시 못 할 이유로 손꼽힌다.

오뚜기는 2014년만 해도 라면시장점유율 19.3%에 불과했다. 고 함태호 명예회장이 수십년 동안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해 온 선행이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15년도부터 점유율이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해 오뚜기 라면시장점유율은 24.5%를 기록했다.

수십년 동안 남모르게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해 온 故함태호 명예회장. [사진=오뚜기 홈페이지]
수십년 동안 남모르게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해 온 故함태호 명예회장. [사진=오뚜기 홈페이지]

물론 꾸준한 제품 개발로 인한 신제품 효과도 시장점유율 상승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2018년 말에 ‘쇠고기미역국라면’을 출시해 두달여 만에 1000만개 판매를 돌파해 라면시장점유율 28% 등극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오뚜기 라면은 혹한기를 겪었다.

추운 겨울 대박을 터뜨린 쇠고기 미역국 라면은 2019년 2분기가 되자 3분의 1 토막난데다 계절면 신제품인 ‘미역초비빔면’, ‘와사비 진짜 쫄면’ 등도 소비자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오!라면’이 출시 20일만에 500만개 판매하며 선전했으나 점유율을 끌어올릴 만큼은 아니었다.

오뚜기는 2019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3.1% 상승한 5819억원이나 영업이익은 동기간 6.9% 하락한 3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3분기에도 매출액은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약 40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2‧3분기 프로모션 비용을 축소하고 1~3분기에는 광고선전비를 전년대비 각각 40‧16‧36% 축소했으나,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율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박상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1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전년대비 0.4%p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라면 시장 내 점유율은 정체 중이고, 과거만큼 신제품이 시장에 정착하기 어려운 점은 우려스러우나, 이 부분은 진라면 매출을 증가시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가격을 2~3회 인상할 때 2008년 100원 인상 이후 가격 동결 정책을 펼때 오뚜기는 동결을 택했다”며 “이제 버티는 데 한계에 다다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 라면 가격인상 계획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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