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아프리카 돼지열병) 이후 국산 돼지고기는 산지 가격은 줄었지만 소비자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ASF(아프리카 돼지열병) 이후 국산 돼지고기는 산지 가격은 줄었지만 소비자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ASF(아프리카 돼지열병) 이후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국산돼지 소비자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는 40~47%에 이르는 높은 유통비용에 기인한다. 

11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약 한달간 돼지고기 산지 가격은 26만6000원에서 33만원(110kg 기준)이며 같은 기간 소비자가격은 1만6856원에서 1만7798원(1kg 기준)을 나타냈다.

아래 그래프와 같이 산지가격은 변동폭이 19.4%(6만4000원 차이)으로 크지만 소비자가격은 5.3%(942원 차이)로 크지 않다. 산지가격이 내려도 소비자가 구입하는 돼지고기 가격은 실제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2018년 축산물 유통실태’ 중 .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품질평가원 돼지 유통가격 동향.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홈페이지]

이와 관련 돼지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양돈업계 관계자는 “산지 출고가격이 오르지 않는데 소비자가격은 높은 가격 그대로라 돼지고기 소비가 늘지 않는다”며 “소비 저하는 산지 가격 하락으로 연결돼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하소연 했다. 

소비자가격이 요지부동인 가장 큰 이유로는 ‘유통 마진’이 손꼽힌다.

돼지고기가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까지는 2~4가지 유통 과정을 거친다. △생산 및 출하단계에서 1차 △도매 단계에서 2차 △소매단계에서 3~4차 단계를 거친다. 조사결과 3~4차 단계에서 가장 많은 유통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가 가장 값싸게 돼지고기를 구매하는 방법은 도매단계에서 식육판매업체에게 직접 사는 것이다.

반면 양돈 유통 전문가들은 “유통마진 속에는 가공‧운송비 또한 포함돼 있어 식육판매업자에게 직구입한다고 싸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2018년 축산물 유통실태’ 중 .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2018년 축산물 유통실태’ 중 .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2018년 축산물 유통실태’에 따르면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최종 유통처 평균 유통 금액 비중은 전체 가격 40%를 호가한다. 이중 △대형마트는 46.9% △슈퍼마켓은 46.0% △정육점은 40.8%의 유통비용률을 자랑한다.

다만 각 업태별 유통비용을 최종유통업자가 취하는 이익으로 보기는 힘들다. 도축장 운반비, 도축비, 육가공비(돼지 부위별 분리) 등 각 과정별로 운반 및 가공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는 가공과정을 거치며 유통비가 점점 상승한다.

이와 관련 돼지 생산부터 도축 및 식육점까지 운영한다는 양돈업계 종사자 A씨는 “실제 가공비가 크기 때문에 돼지값 상승으로 소매상인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취하는 이득은 크지 않다”며 “돼지고기 가격을 산지가격에 연동해 못 낮추는 이유도 이익을 더 취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양돈 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2018년 축산물 유통실태’ 중 .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2018년 축산물 유통실태’ 중 .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반면에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 유통 폭리는 문제로 지적했다. 대형마트 등이 정육점보다 더 높은 비용을 가져갈 필요가 없어서다.

A씨에 따르면 특히 경기도 포천 등 주변 농장에서 돼지고기를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는 서울지역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를 구입하는 것과 지방 산지에서 사는 것은 kg당 2000원에서 4000원 이상까지 차이 날 수 있다.

또 대형마트 브랜드 고기가 비싼데 이는 정육점에 가장 좋은 품질을 가진 암퇘지를 보낸 이후 보내는 것으로 품질이 일정해 고객이 안심할 수 있지만, 판매가가 정육점보다 높게 형성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양돈관계자의 견해다.

A씨는 “돼지 도축부터 시작해 운반 및 가공비용이 많이 들어 소비자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돼지고기를 싸게 먹으려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가까운 정육점이나 산지에서 구매하는 것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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