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지난해 3분기 가계는 안전한 예금 중심으로 여윳돈을 운용하고, 기업은 자금조달액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7∼9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17조6000억원으로 2018년 3분기(12조원)보다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자금순환 통계란 일정 기간에 발생한 돈의 흐름을 경제주체와 금융자산별로 기록한 것으로, 해당 기간 돈이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총괄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자금운용은 금융자산의 순취득을, 자금조달은 금융부채의 순발행을 의미한다. 가계의 순자금 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이 양(+)의 값을 나타낸 것은 금융자산의 순취득액이 금융부채의 순발행액보다 더 컸다는 뜻이다.

작년 3분기 가계의 자금운용은 3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4000억원 늘었다.

가계 자금운용의 구성을 보면 금융기관 예치금이 전년 동기 대비 8조7000억원 늘어난 25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가계의 순취득 금융자산이 주로 예금으로 운용됐다는 의미다.

반면 작년 3분기 중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자금운용이 -7000억원을 나타냈다. 작년 3분기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증시가 부진하면서 주식이나 펀드보유액의 시가평가액이 줄었다는 의미다.

경제부문별 자금운용·조달 차액 규모 [사진=한국은행]
경제부문별 자금운용·조달 차액 규모 [사진=한국은행]

가계의 자금조달은 2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3000억원 줄었다. 정부의 부동산 금융규제로 주택구입이 줄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비금융법인기업(이하 기업)의 자금운용과 자금조달 규모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경영 여건이 악화하면서 여윳돈이 줄어든 가운데, 경제 불확실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금도 덜 빌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자금운용의 경우 수익성 악화를 반영해 2018년 3분기 41조6000억원에서 작년 3분기 9조8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기업의 자금조달도 같은 기간 50조4000억원에서 28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자금수요는 주로 설비투자와 같은 생산활동과 연관된다"며 "기업의 자금조달 감소는 기업의 투자 감소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금조달보다 자금운용 감소폭이 더 컸던 탓에 기업의 순자금 조달(18조90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0조1000억원 늘었다.

일반정부는 순자금 운용 규모가 16조6000억원을 나타내 1년 전(17조9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줄었다.

2018년 3분기에는 -9조4000억원을 나타낸 국채 자금조달이 작년 3분기에는 -2조원으로 마이너스 폭을 줄였다. 국채 순상환 규모가 감소한 영향이다.

국내 비금융부문 금융자산·부채 잔액 추이 [사진=한국은행]
국내 비금융부문 금융자산·부채 잔액 추이 [사진=한국은행]

한은 관계자는 "2018년 3분기에는 초과 세수가 발생해 기존 발행한 국채를 많이 상환했다"며 "올해 국채 순상환 규모가 줄어든 것은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외 부문의 순자금 조달은 1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6000억원) 대비 규모가 줄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작년 3분기 말 현재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8406조원으로 3개월 전보다 52조6000억원 늘었다.

금융부채는 58조6000억원 늘어난 5644조7000억이었다.

국내 비금융부문의 순 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2761조3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6조원 감소했다. 작년 3분기 중 국내 증시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국외 부문 금융자산까지 포함한 모든 경제부문의 총금융자산은 작년 9월 말 현재 1경8400조1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54조9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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