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앞줄 가운데)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앞줄 왼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왼쪽),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장(뒷줄 오른쪽),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진=삼성전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앞줄 가운데)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앞줄 왼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왼쪽),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장(뒷줄 오른쪽),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일 병상에서 6번째 생일을 맞는다. 이날 회사 차원에서 별도의 행사 없이 가족들의 병문안으로 조용하게 지낼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 기간 동안 삼성그룹과 이 회장 일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총수 역할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국정농단 사태와 재판 등으로 발목이 묶여있다. 

아내 홍라희 여사는 2017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직에서 물러났으며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남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룹 해체시킨 ‘국정농단’ 사태…경영승계 이슈와 함께 ‘현재진행’

이건희 회장 와병 후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발목이 묶였다. 

2016년 10월 한 방송사에서 최씨의 태블릿 PC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불거진 이 사건으로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고 비선실세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은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구속됐다. 삼성그룹 창업 이래 총수 일가가 구속된 적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검찰은 이 부회장과 최 전 실장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지원을 하고 최씨가 소유한 재단에 출연금을 후원한 것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청탁의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국회 청문회 직후 재발방지를 위해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사실상 삼성그룹이 해체됐다. 현재 삼성그룹의 각 계열사는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10억원 이상의 후원금은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집행하도록 해 투명성을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대법관 출신의 김지형 변호사를 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해 준법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고난은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져 사건이 고등법원으로 돌아갔다. 

다만 논란이 됐던 말 3필의 뇌물 여부와 강요죄 성립 등에 대해 이 부회장 측에 분리한 결정이 내려져 파기환송 결과에 따라 실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파기환송심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중 결정이 날 예정이다. 

이밖에 에버랜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와 관련해 주요 임원들이 연이어 구속된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수사하는 검찰 역시 이 부회장을 겨누고 있어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모습. 이 회장의 현재 상태는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 중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모습. 이 회장의 현재 상태는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미술관에서 물러난 홍라희 관장…이혼 소송 중인 이부진 사장

이건희 회장의 아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2017년 3월 관장직에서 물러났다. 홍 전 관장은 2004년부터 미술관장으로 재직해왔다. 

홍 전 관장의 구체적인 사퇴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재계에서는 당시 아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대외활동을 하는데 심신의 어려움이 커져 사퇴했을 것으로 봤다. 또 당시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일각에서 홍 전 관장이 경영 일선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에 따른 부담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전 관장은 2007년에도 삼성 특검 당시 삼성 비자금으로 수백억원대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뒤 2008년 미술관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 역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홍 전 관장은 2011년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미술관장직에 복귀했다.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남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1년 넘게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뤄진 2심에서 법원은 이부진 사장에게 “이혼하고 임우재에게 위자료 141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1심에서 위자료 금액은 86억원이었다. 당초 임 전 고문이 요구한 재산분할 액수는 1조2000억원이었다. 

이서현 사장은 2015년 12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에 임명됐으나 2018년 12월 패션사업에서 물러났다. 당초 삼성그룹 경영 승계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은 전자와 금융, 중공업 등을 맡고 이부진 사장이 호텔과 면세점, 이서현 사장이 패션 부문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서현 사장이 야심차게 런칭한 에잇세컨즈의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패션사업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이서현 사장은 현재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삼성미술관 리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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