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판매 코너.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판매 코너.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종량세 해가 밝았다. 맥주업계는 “수입맥주와 겨우 출발선이 같아졌을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종가세일 때는 신고가 후려치기로 수입맥주 맥주값 꼼수가 있었지만 이제 양을 기준으로 세금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본래 세율이 높던 프리미엄 수입맥주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을 전망이다.

수제맥주의 경우 캔맥주 세부담이 기존보다 줄어 종량세로 인한 가격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면 생맥주는 기존보다 세율이 늘어나며 가격인상 압박을 받게 됐다. 

4일 맥주업계에 따르면 주세법이 개정됐지만 세율 할인은 실감할 수 없다. 캔맥주는 세부담이 줄어들지만 병‧페트‧생맥주는 세금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용기별 판매량으로 따지면 캔맥주 비중이 25%로 4분의 3에 해당하는 75% 상당에서 세금 인상효과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수입맥주 상당량이 맥주3사에서 수입되는 점 또한 부분적인 종량세 세 부담 인하 효과를 상쇄한다고 보고 있다.

종량세 도입으로 바뀐 맥주 리터당 주세. [사진=이하영 기자]
종량세 도입으로 바뀐 맥주 리터당 주세. [사진=이하영 기자]

종량세 도입으로 맥주 리터당 주세는 830원으로 통일돼 캔맥주를 제외한 주세가 오른다.(단, 생맥주는 가격인상 가능성을 고려해 2년간 20% 경감된 664원 적용) 주세‧교육세‧부가세를 포함한 맥주 리터당 총 세금 또한 용기별로 △캔맥주 -415원(23.6%↓) △병맥주 23원(1.8%↑) △페트맥주 39원(3.1%↑) △생맥주 445원(54.6%↑, 2년간 20% 경감) 등으로 전체적으로 오름세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가 강화되며 품목 카테고리가 다양화돼 세 부담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용기별로 따지면 전체적으로 세부담이 늘어 인상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맥주업계에서 만지작대는 인상 카드가 다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종량세로 맥주 가격 하락을 기대한 소비자 바람에 반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대신 수입맥주는 유통비를 절약 측면에서 국내 생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 호가든(500ml) 캔맥주를 국내 생산으로 변경한 바 있다.

수제맥주업계는 캔맥주와 생맥주로 나뉘어 희비가 교차한다. 편의점‧마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던 캔맥주는 세부담이 줄어들지만 매장에서 취급하는 생맥주는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캔맥주를 취급하는 수제맥주업체는 세율이 줄지만, 생맥주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은 세부담이 늘어났다. [사진=브롱스]
캔맥주를 취급하는 수제맥주업체는 세율이 줄지만, 생맥주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은 세부담이 늘어났다. [사진=브롱스]

국내 수제맥주 대표기업이자 캔맥주를 주로 취급하는 제주맥주는 지난해 양조장 증설로 연간 생산량을 4배로 늘리고, 같은해 11월부터 전 제품 가격을 평균 20% 인하하는 등 종량세 도입에 적극적이다.

이외에도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는 연간 500만 리터 규모를 생산 가능한 브루어리를 설립하는가하면, 카브루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에 30억원을 투자 유치 받아 캔‧병 등 일반 소매시장 타깃 제품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제주맥주 관계자는 “종량세 도입으로 국내 맥주 시장에 공정한 품질 경쟁 시대가 도래한 만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맥주만 취급하는 수제맥주 전문기업 브롱스는 오른 세율로 고민이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생맥주 KEG(1개 용량 20L)를 생산해 전국 브롱스 매장에 공급하나 생맥주 세율이 높아져서다.

브롱스에 따르면 세율 상승으로 가격 인상요인이 높아져 내부적으로 맥주 공급가 인상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종량세 변경과 관련 브롱스 관계자는 “납부세액 증가로 맥주 가격 인상 고민이 크지만 가맹점주에 부담이 될 것을 고려해 내부 검토 중”이라며 “추후 역차별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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