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유준상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9년여 만에 최대치로 벌어져 실제 주거 양극화는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83으로 조사됐다. 2011년 1월 6.91 이후, 8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의 평균 가격으로 나누는 계산법이다. 이 배율이 높아졌다는 건 고가와 저가 주택 사이에 가격 차이가 심해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난해 12월 1분위 저가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억835만원으로 11월보다 1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5분위 고가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7억3957만원으로 11월보다 2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의 5분위 배율은 4.75로, 지난해 10월 4.7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수도권과 지방이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2월 저가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억5344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25만원 오른 반면 고가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같은 기간 1200여 만원 올라 처음 6억원을 돌파했다.

부산은 저가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전달보다 24만원 떨어졌지만, 고가아파트는 15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대구와 대전도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5분위 배율을 기록하며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가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방까지 확산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재건축에 이어 준신축 아파트의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강남권의 준신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호가가 1~2억원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의 리센츠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호가가 부동산 대책 발표 전에는 21억원이었는데 현재는 19억원 중반대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지역의 잠실엘스 아파트도 지난달 13일에는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21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는 호가가 19억5000만원 수준으로 낮게 형성됐다.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도 전용 84㎡를 기준으로 호가가 30억 원대에서 29억 원대로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같은 지역의 잠실엘스 아파트도 지난달 13일에는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21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는 호가가 19억5000만원 수준으로 낮게 형성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의 고가 매물은 떨어지고 있는 분위기이지만 장기적으로 주거 양극화는 더 심화됐다”며 “이는 지방에 매물을 늘리는 공급 활성활 대책을 쓰지 않고 수요 억제 대책을 쓴 것의 폐단”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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