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은 유통업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형마트업계는 환경부와 함께 자율포장대 놓인 테이프, 끈을 철수시키고, 환경 보호를 위한 봉투 줄이기에 나섰다. 아울러 정부는 백화점, 아울렛 등 대형 유통업체의 ‘갑질’ 근절과 함께 선진화를 위한 ‘대규모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 지침(이하 특약매입 지침)’을 본격 시행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를 찾은 한 시민이 종이 상자에 구매 물품을 옮겨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마트, 장바구니 사용 독려

대형마트업계는 올 1월 1일부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유통 등 대형마트 4개사에서 자율포장대에 놓인 테이프, 끈을 철수시켰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8월 말 환경부와 대형마트업계가 맺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에 근거해 실시됐다.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협약은 제주시의 장바구니 활성화 성공 모델이 계기가 됐다. 2016년 9월 대형마트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폐기물을 줄이자는 취지로 마련돼 시범 운영됐던 장바구니 독려 활동은 3년이 지난 지금 제주도민 대부분이 종이상자를 쓰지 않고 장바구니 사용이 자리 잡히면서 전국적으로 도입이 결정됐다.

약 3개월간 홍보 기간을 거친 대형마트업계는 1월 1일 첫날을 시작으로 장바구니 사용 장려에 나섰다. 여기에 업체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불편을 겪을 고객들을 위해 장바구니 대여 상품도 함께 출시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50리터 이상 대형 장바구니를 마련해 보증금만 지불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한 장바구니는 고객이 직접 매장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주요 백화점이 일제히 신년 세일에 돌입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매장에 세일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백화점이 일제히 신년 세일에 돌입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매장에 세일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 특약매입 지침 시행…백화점 세일 위축 우려

지난해 하반기 백화점업계 최대 이슈였던 공정위의 ‘특약매입 지침이 올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갑질’을 줄이기 위한 이번 시행령은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기 세일이나 판촉 행사 시 입점업체에 할인 가격에 대한 부분을 절반 이상 부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시행령이 적용되면 판매가 10만원인 제품을 4만원 할인해 판매할 경우, 2만원 이상을 백화점이나 아울렛이 부담해야 한다. 이전에는 판촉 행사가 이뤄지면 대형 유통업자가 행사 참여를 강요하고 입점업체가 할인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해 공정위에 민원이 제기됐다.

백화점업계는 2일부터 19일까지 신년 정기세일을 시작으로 특약매입 지침이 적용되는 시범무대를 밟게 됐다. 일부 업체에서는 참여업체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벌써부터 규모가 축소되는 분위기다.

한편, 백화점업계는 정기세일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사은품을 대폭 마련해 고객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을 맞아 총 2만200명에게 유리병에 담긴 만년설딸기, 진공미 등을 사은품으로 걸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정기 세일 준비가 예년처럼 순조롭진 않았지만, 백화점과 입점업체 모두 노력한 결과 지난해보다 같거나 조금 줄어든 수준에서 진행될 수 있었다”며 “이번 정기세일 결과를 토대로 향후 판촉 행사 준비와 방향이 예년과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