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센터원 전경.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센터원 전경.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자산운용시장에서 대형사와 중소·중견사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부진한 증시에 군소 사모펀드가 난립하며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중이다. 또 이같은 분위기는 2020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275개 자산운용사들의 펀드수탁고 합은 지난 3분기 기준 631조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삼성·KB자산운용으로의 대형3사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영업이익 부분 전체 자산운용사가 지난 3분기 6575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미래에셋이 1365억원을 차지했다. 

미래에셋 한 회사가 전체의 5분의 1(20.8%)에 달하는 수익을 거둬들인 가운데 올해 이익을 낸 회사는 142곳(51.6%)이다. 반면 나머지 133곳(48.4%)은 총 399억원의 손실을 봤다.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사모펀드운용사)가 난립하며 전체 200곳 가운데 113곳(56.5%)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 1위 아성을 굳힌 미래에셋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활발한 자기자본투자(PI)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동시에 지분법 투자 이익과 운용·수수료 수익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미래에셋이 보유한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 지분율을 늘리면서 지난3분기 지분법 손익이 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 더해 미국 주가연계펀드(ETF) 운용사 'Global X'의 실적도 4분기부터 반영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 J-REITs 부동산 펀드'가 국내 설정된 해외 공모 리츠 펀드 가운데 올해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설정액 1155억원을 자랑하는 이 펀드에는 올해에만 약 1052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증시 부진으로 코스피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 회사들은 고전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1,2분기 111억원과 9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나 3분기 75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대형 자산운용사와는 달리 중소·중견사는 증시 부진 속에서도 공격적 투자에 의존하는 투자 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빈익빈 부익부' 심화는 특별한 호황이 오지 않는 한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양적 증가세를 보여온 사모펀드시장은 다소 주춤한 양상을 띌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전체 사모펀드는 395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4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그렇지만 설정액 1000억원 이하 소형 비중이 80%에 육박해 질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100억원 미만의 초미니 사모펀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금융위원회가 해외금리연계 파생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 투자하한을 1억에서 3억으로 올렸기 때문에 증가세는 일단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국 펀드'와 같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600개 선을 넘은 경영참여형PEF는 기업 지분을 사들여 경영에 개입하거나 지분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지금까지 감독 사각지대에서 성장해왔다"며 "금융감독원이 전수조사에 들어간 만큼 무차별 난립 현상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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