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신반포1차 재건축 '아크로리버파크' 공사현장. [사진=유준상 기자]
서울 서초구 신반포1차 재건축 '아크로리버파크' 공사현장.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최근 서울 강남에서 입찰을 추진한 재건축 단지들이 공사비를 과도하게 깎으면서 대형 건설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그동안 시공사들이 강남 재건축 사업을 두고 치열하게 입찰 경쟁을 벌여왔지만 최근에는 수익성을 고려해 적자가 심한 곳은 무리해서 들어가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21차 재건축 조합은 이달 11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했지만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앞서 지난 10월 10일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효성중공업 등 6개사가 참여해 조합이 기대하는 바가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건설업계는 조합이 공사비를 무리할 정도로 낮춘 것으로 이유로 꼽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반포21차 조합은 설계와 마감 등이 실제 공사 조건에 비해 예정 공사비를 너무 낮게 잡았다”며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데 무리수를 둘 업체가 어디 있겠느냐”고 전했다.

신반포21차 재건축 조합이 제시한 예정공사비 조건은 3.3㎡당 550만원 이하다. 시공사는 이 금액 이하의 공사비로만 입찰해야 한다. 하지만 주변 단지 공사비가 최소 3.3㎡당 650~700만원 수준일뿐더러 이들 단기와 비슷한 수준의 마감재, 공사 수준을 요구하는 조합의 요구를 충족하려면 3.3㎡당 550만원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조합들이 건설사들의 먹거리가 줄고 강남 사업지가 줄어들면서 적자를 보더라도 무리하게 입찰을 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에 공사비를 과도하게 낮추지만 요구하는 시공 수준은 터무니없이 높이는 횡포에 건설사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신반포21차 조합은 이번 유찰로 인해 이달 말이나 내년 1월에 재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예정공사비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반포15차 재건축 단지도 지난 5일 총회를 통해 기존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합은 “2017년 3월 대우건설과 3.3㎡당 499만원 공사비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설계변경으로 인해 총면적이 증가하며 이같은 공사비 수준을 적용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대우 측에 200~250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공사 입장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수용하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조합과 대우건설과은 결별 수순을 밟았다. 조합은 이후에 기존 대우건설과 계약한 금액보다 3.3㎡당 30만~50만원 낮은 3.3㎡당 450만~470만원의 공사비를 조건으로 내걸어 새로운 시공사를 찾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이 정도 수준의 공사비는 강남권 대규모 단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고 강남권 소규모 단지에 이 정도 공사비로 입찰에 참여할 시공사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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