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백화점업계가 올 겨울 정기 세일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 유통업법 시행 지침으로 할인 프로모션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하는 백화점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편인 날씨로 인해 겨울 제품 매출 부진으로 이어질까 우려가 돼서다.

올 초 서울 한 백화점에서 [사진=연합뉴스]
올 1월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할인 코너에 설치된 '신년 정기 세일' 현수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2일부터 19일까지 약 2주 넘게 국내 백화점업체가 신년 정기 세일에 돌입한다.

현대백화점은 2일부터 18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점포에서 패션·잡화 등 가을·겨울(F/W) 신상품을 브랜드별로 10~30% 할인 판매한다. 여기에 2020년을 기념, 세일 기간 동안 백화점을 이용한 고객 2만200명을 대상으로 새해 감사 선물을 증정하는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마련했다.

AK플라자는 19일까지 전 지점에서 여성·남성·잡화·생활용품 등을 30%까지 할인 판매한다. 정장·캐주얼 브랜드부터 패션잡화,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 겨울 방한 이월 상품도 최대 70%까지 할인가로 제공한다.

이 밖에 롯데와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전 지점에 걸쳐 신년 정기 세일이 예고돼있다.

업계에서는 계절별로 실시하는 정기세일 중 겨울 정기세일이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고 평가한다. 아웃도어부터 패딩, 코트 등 겨울 제품 단가가 높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업계에서는 신년 정기 세일을 두고 예년과 달리 웃음기가 싹 가신 분위기다. 정기 세일을 앞두고 우여곡절이 많아서다.

올 1월 1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시행하는 ‘대규모 유통업 특약매입 지침’ 시행을 앞두고 신년 정기 세일 기간이 첫 시범무대가 됐다.

일부 업체에서는 이미 지난해보다 규모가 축소된 정기 세일 실시를 진행한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올 정기 세일은 작년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축소된 경향을 보일 것”이라며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이 적잖은 영향도 미쳤겠지만, 공정위 지침에 따른 분위기 변화로 백화점이나 입점업체 모두 눈치보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공정위 지침 시행 외에도 날씨도 돌발 변수로 떠오른다. 지난해 이른 한파가 찾아오면서 백화점부터 유통업계가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 초 신년 정기 세일(1월 2~20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7.2% 신장하는 등 성장세가 도드라졌다.

반면 올 겨울은 평년보다 높은 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백화점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3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1일 대구 낮 기온이 초봄 수준인 16.6도를 기록하면서 포근한 기온이 이어졌다. 1월달 전망도 평년 기온보다 높은 수준이 예상돼 백화점업계에서 정기 세일이 흥행 저조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는 소위 ‘날씨를 이길 수 없다’는 속설이 있는 만큼 날씨가 매출에 중요한 역할을 해내곤 한다”며 “특히 올 겨울 유난히 따뜻한 날이 지속되면서 벌써부터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정기 세일 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힘든 수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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