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영화 역사상 최고의 SF영화로 손꼽히는 ‘스타워즈’는 늘 이런 자막으로 시작한다. 그러니깐 이것은 ‘먼 미래’가 아닌 ‘먼 과거’에 우리가 모르는 ‘먼 세상’의 이야기라는 선언이다. 

한마디로 ‘스타워즈’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계의 과학적 알고리즘과 지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것은 공상과학(Science Fiction)영화가 아니라 판타지 영화라고 보는 것이 옳다. ‘스타워즈’의 은하계 저편이나 ‘반지의 제왕’의 중간계는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1977년 ‘스타워즈:새로운 희망’이 개봉한 후 우리는 이 영화를 기반으로 미래우주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는 미지의 세계를 접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당연한 물음들이다. “광선검을 만들 수 있을까?” “포스는 존재하는가” “행성을 파괴시킬 수 있는 광선은 만들 수 있는가” 등 답을 찾는 것이 의미 없는 질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서는 ‘스타워즈’에 대한 과학적인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다. 과학철학자 파울 파이어아벤트의 말처럼 ‘무엇이든 가능한 것’이 과학이기 때문이다. ‘스타워즈’가 아니라 그보다 더 황당한 이야기에서도 과학과 발명의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스타워즈’를 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물음은 “광선검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광선검’의 정식 명칭은 ‘라이트세이버(Lightsaber)’다. ‘빛을 내는 기병도(刀)’라는 뜻으로 ‘광선(Laser)’에 한정할 수 있는 의미는 아니다. 이는 고온의 플라즈마를 전자기장으로 고정시켜 쓰는 의미로 흔히 알려진 ‘레이저’와 차이는 있다. 

라이트세이버를 어떻게 만들 건 이것을 작동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빛은 허공에 멈추는 일이 없고 플라즈마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쪽 극이 있어야 한다. 라이트세이버는 손잡이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간혹 유튜브 영상을 보면 해외 영화팬들이 라이트세이버를 직접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럴싸한 손잡이를 가진 이 녀석을 실제 사용해보면 ‘휴대용 레이저커터’ 수준이다. 다만 이런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언젠가 라이트세이버를 만들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렌차이즈인 ‘스타워즈’가 헤밍웨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고전문학처럼 오랫동안 기억된다면 언젠가 라이트세이버를 직접 만날지도 모르겠다. 

'데스스타' 만큼은 아니지만 막강한 전함인 스타 디스트로이어.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스타워즈’의 악당인 제국군은 언제나 “행성 하나를 부숴버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스타워즈’의 시작인 에피소드 4~6에 핵심이 되는 무기는 행성 하나는 끝장 낼 수 있는 무기 ‘데스스타’가 등장한다. 이어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서 제국군은 ‘데스스타’보다 강력한 ‘스타킬러’를 등장시킨다.

레이저빔을 쏴서 행성 하나를 파괴시키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백악기 공룡 대멸종 당시 충돌한 운석의 위력이 100~240테라톤이다. 이는 지구상의 모든 핵탄두가 동시에 터진 것보다 1만대 더 강력한 위력이다. 이같은 힘으로도 지구가 산산조각 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과학계에서는 반물질 입자라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데스스타가 반물질 입자 광선을 내뿜어 행성을 폭파시킨다면 이것은 정말 ‘먼 옛날 은하계 저편’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또 레이저로 지표면에 구멍을 뚫고 맨틀을 자극시켜 행성을 폭파시키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영화의 시간상 단 몇 분 만에 레이저 광선 맨틀에 도달한다는 설정 또한 가히 ‘우주적인 스케일’이다. 

“대체 이것들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이 무시무시한 레이저 광선을 쏘는 무기조차 행성만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주 불가능한 무기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행성만한 무기를 만들 수 있다면 데스스타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도구인 스피더.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그나마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것들 중 가장 현실적인 것이 스피더와 홀로그램 투영장치다. 영화에서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역할을 하는 스피더는 공중에 부양해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이동수단이다. ‘스타워즈’가 서부영화에 근간을 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말이나 마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공중부양 자동차의 개발은 이뤄지고 있다. 초기에 공중부양 자동차는 드론 기술을 근간으로 하겠지만 앞으로는 ‘자기부상 자동차’도 가능할 것이다.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지만 다음주면 만화 ‘2020 원더키디’의 배경이 되는 해다. 원더키디가 타고 다니는 공중부양 자동차는 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 

1970년대 영화인 ‘스타워즈’에서 홀로그램 대화를 상상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스타워즈’ 이후 등장한 많은 SF영화들은 실제로 홀로그램을 사용해 영화에 다양한 재미요소를 주고 있다. 특히 폴 버호벤의 ‘토탈리콜’은 홀로그램을 사용한 아주 재미난 예시라고 볼 수 있다. 

현재 홀로그램은 광고를 띄우거나 인공지능(AI) 비서를 이미지화 하는 수준이지만 홀로그램 통화는 ‘스타워즈’에 등장한 모든 기술 중 실제로 구현하는 것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다. 

근접한 기술 외에 실제로 도달해버린 기술도 있다. ‘스타워즈: 시스의 복수’에서 다스베이더를 만들어 낸 의료기술은 오늘날 과학으로 거의 구현이 된 상태다. 인간의 발과 거의 유사하게 동작하는 의족도 있고 화상을 치료하는 의술도 상당 수준에 올라있다. 어쩌면 호흡기 질환 치료는 ‘스타워즈’의 기술을 앞서 나갔을지도 모른다.

이밖에 “포스는 존재하는가” “실제로 하늘을 나는 밀레니엄 팔콘을 만들 수 있는가” 등 ‘스타워즈’를 보면 궁금한 것들이 정말 많이 생긴다. 그만큼 이 이야기는 SF가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점에 있다.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일이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신 타이 파이터를 타고 우주를 날아다닐 수 있고 하기 싫은 일은 라이트세이버로 싹뚝 잘라버린다. 어깨를 무겁게 하는 삶의 짐들은 포스로 거뜬히 들어서 옮겨버린다. ‘스타워즈’의 매력은 말도 안 되는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시각으로 구현하는데 있다. 

이 이야기로 우리의 삶이 조금은 흥미진진해지길 바란다. 포스가 그대와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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