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장례식장에 마련된 소망나무.
강릉 반려동물장례식장에 마련된 소망나무.

[이뉴스투데이 강원취재본부 어경인 기자] "13년동안 고생만하다가 간 것 같아서 너무 많이 미안하다. 강아지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는 주인 만나서 너무 고생했어. 늘 사랑하고 늘 기억할게"

반려동물 1000만 시대가 도래 한 가운데 강원 강릉시 사천면 ‘강릉 펫사랑’이 도내 유일의 반려동물 장례식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강릉 펫사랑은 지난해 12월 사천면 석교리 일원 2550㎡ 부지에 연면적 400여㎡,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에는 반려동물 화장을 위한 화장로 2기를 비롯해 납골당,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추모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용 현황으로는 가장 많은 수인 강아지와 고양이를 비롯해 앵무새와 이구아나 등도 있으며 현재까지 약 450마리의 반려동물의 장례가 진행됐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됐지만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함께한 반려동물이 고령화로 죽을 경우 많이 찾아오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절차는 상담, 차량동행 서비스, 염습 및 입관, 추모예식 및 화장, 봉안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방문객들은 화장에 앞서 상담을 통해 수의와 관, 유골함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강릉 반려동물장례식장 내 봉안실 모습.
강릉 반려동물장례식장 내 납골당 모습.

2층 납골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가족과도 같았던 반려동물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가족들이 남긴 메시지가 걸린 소원나무도 있었다.

소원나무에는 '너에게 잘해준 것도 하나 없는데 일찍 보내서 미안해 네가 허락해 준다면 다음 생엔 친구로 만나자', '처음 내가 무책임하게 너를 데려왔는데 항상 방에서 기다리고 별 탈 없이 잘 지내줘 고마웠어', '같이 있던 시간들이 너무나도 행복했고 힘들 때 항상 옆을 지켜줘서 고마워 하늘나라에서는 많이 뛰어놀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건강하게 지내' 등 반려동물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가 적혀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모씨(34)는 "가족과 함께 18년 동안 지내온 애완견이 고령화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며 "마지막 가는 길을 잘 보내주고 싶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무슨 동물까지 장례를 치르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랜 기간 함께 지내온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장례를 통해 가족들의 슬픔이 조금은 위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강릉 펫사랑 관계자는 "고령화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외로움에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시는데 가족을 대신해 함께 생활하던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며 매우 슬퍼하신다"며 "매일 납골당을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일부에서 바라보는 반려동물장례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이 차차 바뀌길 바란다"며 "스스로도 동물을 키우는 입장에서 가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반려동물의 사체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허가 또는 승인받거나 신고 된 폐기물처리시설에서만 매립 또는 소각할 수 있으며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닌 곳에 매립 및 소각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강원 도내 유일의 강릉 반려동물장례식장 모습.
강원 도내 유일의 강릉 반려동물장례식장 모습.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