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전자담배가 전체 담배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궐련형에 이어 올해 하이브리드·액상형 전자담배가 시장에 연이어 출시됐지만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퇴출 위기에 몰렸다. 전 세계를 강타한 유해성 논란이 국내까지 번지면서 보건당국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중지 강력 권고 조치에 나서면서다. 이를 두고 담배업계 곳곳에서는 정부 사용중지 권고 조치에 대해 크게 반발,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서울 한 편의점 매대에 판매되고 있는 '쥴(JUUL)' 액상형 전자담배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편의점 매대에 판매되고 있는 '쥴' 액상형 전자담배 모습. [사진=연합뉴스]

◇ 대형 담배회사 ‘쥴·KT&G’서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전자담배 시장 ‘UP’

미국서 ‘담배계 애플’이라 불리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던 ‘쥴’이 올 5월 국내에 첫 상륙했다. 깔끔한 디자인에 궐련형 담배보다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으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갔다.

국내 담배회사 KT&G도 곧바로 액상형 전자담배인 ‘릴 베이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쥴과 릴 베이퍼가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판매량도 급증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쥴과 릴 베이퍼는 올 5월 출시부터 8월까지 약 4개월 간 판매량이 1104만6570개, 202만6783개로 집계됐다. 

전자담배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전체 담배 점유율 중 궐련형 전자담배는 1분기 11.8%에 이어 2분기 11.5%로 두 자릿수대를 유지했다. 액상형 전자담배(CSV 전자담배)도 5월 출시 후 3분기까지 980만 포드를 판매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0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브리핑을 열고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중지 강력 권고 조치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0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브리핑을 열고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중지 강력 권고 조치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 미국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국내 강타…액상형 전자담배 ‘DOWN’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국내까지 번졌다. 지난 3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손상자 2291명, 사망자 48명이 보고됐다.

결국 10월 23일 보건당국은 정부부처와 합동 발표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 국내 유통되는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중지 강력 권고 조치를 실시했다.

정부 발표에 담배를 유통·판매하는 편의점부터 대형마트, 면세점에서 판매 중단 조치가 이뤄졌다. 정부 조치가 적절했다는 의견과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사이, 한편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축이 돼 국내 유통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들에 대해 유해성분 분석이 이뤄졌다.

12월 12일 식약처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내 유해 의심성분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국내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에 7가지 유해성분 중 하나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쥴·릴 베이퍼 등 13개 제품에서 미량 검출됐다고 전했다.

업계는 이에 크게 반발했다. KT&G는 즉시 성명서를 내고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13일에는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식약처에서 검출됐다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제품을 타 기관에 분석 의뢰한 결과,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험 결과를 도출해 낸 실험 분석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함과 동시에,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사용중지 강력 권고를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액상형 전자담배와 폐손상 연관성 조사를 실시, 비타민E 아세테이트 및 기타 유해성분에 대해 폐손상 유발 여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반면 업계는 정부 사용 중단 권고로 2000여개 전자담배 매장을 운영하는 중소상인과 제조사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민관 입장이 팽배하게 대립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담배업계 대형 이슈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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