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성장률 2.4% 전망…‘가시’ 돋힌 나홀로 ‘장밋빛’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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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성장률 2.4% 전망…‘가시’ 돋힌 나홀로 ‘장밋빛’ 낙관
국제기구·연구소·IB보다 0.1∼0.6%p 높아…반도체 상승국면이 관건
정부 "주요 기관들 전망에 정책노력 의지 고려"
경제 전문가 "반도체 상승국면과 세계교역 회복이 실제 일어나야"
  • 유제원 기자
  • 승인 2019.12.23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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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거리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 거리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정부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2.4%로 제시했다.

이는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물론 국제기구, 연구기관, 국내외 투자은행(IB) 등이 내놨던 수치보다도 낙관적인 전망이다.

3대 분야 100조원 투자와 소비 촉진 인센티브 도입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과 정책 의지가 반영됐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전망대로 흘러가려면 전제로 삼은 반도체 '업턴'(상승국면)과 세계교역 회복이 실제 일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19일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한 내년도 성장률 2.4%는 금융권과 연구기관이 내놨던 전망치를 최소 0.1%포인트에서 최대 0.6%포인트가량 웃돈다.

블룸버그가 42개 투자은행과 신용평가사로부터 집계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 평균은 2.2%다.

특히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기업 현장의 심리를 지표로 산출하는 IHS 마킷 이코노믹스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7%로 가장 어둡게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1.9%), UBS(1.9%),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1.8%) 등도 2%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 연구기관의 성장률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심지어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나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을 2.1%로 하향 조정했다. LG경제연구원의 전망은 한층 비관적이다. 올해는 2.0%지만 내년 1.8%로 악화할 것으로 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모두 1.9%, 한국금융연구원은 1.9%, 2.2%를 제시했다.

그나마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정부와 동일하게 2.0%로 봤지만, 내년 성장률은 2.3%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2.3%를, 국제통화기금(IMF)은 2.2%를 각각 내다봤다.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4%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은 정부가 유일한 셈이다.

정부는 한은과 KDI, IMF, OECD 등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고려하고 여기에 정책 의지를 더해 성장률을 잡았다고 했다.

정부는 올해 하방 위험이 예상보다 확대돼 투자와 수출이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게 외부 전문기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기에 이를 기본 시나리오로 삼았다.

여기에 정책효과에 힘입어 성장률이 2.4%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선 미·중 무역갈등이 일차적으로 봉합되는 가운데 세계교역이 회복하고 수출도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달 들어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타결 관측이 짙어진 가운데 타결을 고려해 내년 수출과 경상수지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수출(통관 기준)이 3.0%, 수입은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상품수지 흑자폭은 808억 달러, 경상수지는 595억 달러 안팎으로 제시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세계 교역 증가율이 올해 1.2%에서 내년에는 2.7%로 나아질 전망이다.

수출이 지난해 12월부터 1년 내리 감소했지만, 기저효과를 딛고 올해 12월 1∼10일 7.7% 증가세로 돌아섰다. 앞으로도 수출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품목별로는 선박 수주량이 2018년 130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크게 늘면서 앞으로 선박 수출이 증가 전환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반도체 업황 개선 역시 수출 증가의 큰 요인이다.

세계반도체 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이 12.8%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5.9%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반도체 수출 단가도 회복될 것으로 봤다.

이 영향으로 IT 업종 투자가 확대되면 설비투자도 5.2%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과 삼성전자가 OLED 전환을 위해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도 포함한 것이다.

정부는 민간기업과 협의를 통해 내년중 민간기업이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착수한다고 설명했다. 이외 연내 15조원 정도의 추가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추가 발굴된 민간기업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내년 중 착공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민간소비는 기초연금 인상과 의료·생계급여 확대 등으로 이전소득이 증가하면서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고, 심리도 회복하면서 2.1% 증가가 예상된다.

건설투자는 내년에도 2.4% 감소할 전망인데, 선행지표에 해당하는 건물 수주량과 착공면적이 3분기에 각각 0.2%, 16.3% 감소하면서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형 공공투자의 영향으로 토목건설이 확대되면서 감소 폭을 축소할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공공투자 목표를 올해보다 5조원 늘린 60조원으로 잡았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일본 수출규제에서 촉발된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과 세제 혜택 확대 등으로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모두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를 포함한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는 내년에 연간 4.0% 증가할 전망이다.

고용은 정부의 일자리 사업 예산이 내년에 4조3000억원 더 늘어난 가운데 취업자 증가 폭도 25만명 내외를 목표로 삼았다. 내년 생산가능인구가 올해보다 대폭 늘어난 23만명이나 줄어드는데도 지난해보다 3만여명 작은 취업자 증가폭을 목표로 삼았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과거 반도체 호황으로 성장세를 끌어올렸던 것처럼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면 전반적인 경제 심리를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이 회복하리라는 전망이 꼭 맞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산업계는 올해 초에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반도체 매출은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경제학계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 협상이 조금 진전될 가능성은 있지만, 나머지 요인에서는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다"며 "반도체 업턴은 이야기는 있지만 실제로 반도체가 나아진다는 사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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