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이커머스업계에 주도권을 뺏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작년보다 올해 실적 부진이 확실시되자 연말 수장 교체에 나서면서 인사 태풍이 몰아쳤다. 유통업계 ‘빅3’라 불리는 신세계부터 현대, 롯데까지 정기인사가 이뤄지면서 발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섰다. 특히 2030세대 ‘엄지족’들이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젊은 리더십을 강조한 인사가 이뤄졌다.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신세계 이마트 본사, 롯데지주 본사, 현대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올해 오프라인업계는 작년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달 발표하는 ‘유통업체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연평균 2.1% 성장한 데 반해, 쿠팡,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이커머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유통업계는 16.1%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두 업계의 온도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오프라인 유통업계 연평균 매출은 1%대로 하락하면서 역성장 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계는 같은 기간 146%를 기록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실적이 저조하자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결국 대규모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인사 태풍의 출발을 알린 곳은 신세계그룹이었다. 예년보다 두 달여 가까이 빠른 정기인사를 단행한 신세계는 올해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보인 이마트를 시작으로 인사 교체가 실시됐다.

신세계 이마트는 6년간 이끌어온 이갑수 대표가 물러나고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가 대표로 자리했다. 1969년생인 강 대표 인사에 유통업계는 파격 인사라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이 전 대표보다 10살이나 어린 데다 신세계그룹 첫 외부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29일에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나란히 자리를 맞바꾸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현대백화점도 예년보다 약 3주 빠르게 정기인사를 실시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2030세대를 잡고자 현대그룹 내 1960년대생 젊은 리더십을 강조,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1960년생)를 시작으로 김민덕 한섬 대표(1967년생), 윤기철 리바트 대표(1962년생)가 수장 자리를 꿰찼다.

롯데그룹은 22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면서 광폭 인사가 이뤄졌다.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롯데 유통 계열사를 관리하는 롯데쇼핑에서는 각 계열사 대표들을 전무급으로 교체, 강희태 신임 유통BU장 총괄 체제로 변신했다. 유일하게 유임된 계열사 대표는 문영표 롯데마트 부사장뿐이었다. 

한편, 대형마트·백화점업계 등이 부진한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계 중 유일하게 실적 호조를 보인 편의점업계에서도 오랜만에 변화가 감지됐다.

실적과 가맹점 수 부문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한 GS25(GS리테일)은 허연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입지를 견고히 했다. 또 플랫폼BU를 신설, GS25 편의점 사업부를 담당하는 조윤성 사장이 맡아 GS25·GS THE FRESH·랄라블라 등 오프라인 점포 관리와 사업을 통합 관리한다.

2위로 밀린 CU(BGF리테일)는 예년보다 한 달 이르게 정기인사를 단행, 이건준 BGF리테일 사장을 BGF리테일 대표로 앉혔다. 내실 성장 추구와 해외 사업 확장 등의 미션이 주어지면서 변화를 맞이했다. 올해 국내 진출 30년 만에 ‘가맹점수 1만개’를 달성한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은 6년간 이끌어온 정승인 대표는 용퇴, 최경호 상무가 수장 자리에 올랐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대규모 수장 교체로 새로운 분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내년 업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적 반전을 이뤄내야 하는 숙제와 더불어 기존과 다른 파격 전략을 내세워야 할 중책이 가중된 상황에서 2020년 어떤 변화가 이뤄질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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