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드라마]
왼쪽부터 몽회, 경여년, 검왕조, 학려화정, 대명풍화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중국 드라마(중드) 시장이 괄목성장 하고 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이른바 ‘재미있는 드라마’가 드물어 올해 최고작을 뽑는 게 빨랐다. 하지만 올해는 베스트 10만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수작이 많아졌다.

상반기 이미 △초요 △동궁 △의천도룡기 △(지부지부)녹비홍수 등 작품이 저마다 완성도 또는 재미를 선사했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어 △열화군교 △진정령 △천뢰일부지춘화추월 △내하보스요취아 △백발 △너만 좋아해:아지희환니 등으로 이어졌다.

보릿고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은 올해 건국 70주년을 맞아 ‘고장극 제한령’이 등장했다. 이러한 정부 규제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나,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10월 1일 중국 국경절을 전후로 6~11월 약 6개월간 전통복식을 입은 그 어떤 형태 드라마도 일제히 실종됐다.

그나마 이 기간 그동안 중드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현대물이 상전벽해와 같은 재기발랄한 웹드라마를 다수 내놓았다. △외성여생시소칠 △초련나건소사 △아적린거수불착 △암련,귤생회남 △친애적열애적 △치아문난적소시광 등이다.

지난 11월까지도 대륙 전역에서 전개되던 건국절 행사가 지나가자 다시 고장극을 만날 수 있게 됐다. 2017년에 제작됐으나 이제야 방영을 시작한 탕웨이 주연 △대명풍화를 비롯해 △경여년 △검왕조 △몽회 등이 이달 절찬리 방송 중에 있다.

[사진=경여년]
[사진=경여년]

◇12월 중국서 방영 중인 기대작 5

이렇다 보니 건국절 이슈가 지나간 후 중드 팬들은 기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동안 묶여 있던 화제작이 일제히 풀렸기 때문이다. 또 한결같이 기대에 부응하는 웰메이드 드라마여서 그동안 중드 수입 패턴에 비춰봤을 때 내년 초 국내 케이블TV 또는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명풍화’는 탕웨이가 드라마에 출현한다는 것만으로 화제였으나 2017년 제작 후 줄곧 빛을 보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영상에서 약간 촌스러운 느낌도 있으나 극 전개 자체가 재미있어서 초반 반응이 좋은 편이다. 명나라 영종과 대종 시대에 섭정을 했던 손태후(탕웨이)와 부군인 선종(주아문)이 주인공이다.

[사진=몽회]
[사진=몽회]

‘몽회’는 ‘보보경심’을 만든 제작사 ‘당인’ 신작이다. ‘보보경심’과 마찬가지로 강희제 아들간에 황위 계승 다툼이 전개되고, 현대에서 청나라로 타임슬립 한 여성이 주인공이다. 차이라면 13야 윤상(왕안우)이 남자주인공이고, 꿈을 꾸면 현대에 사는 여주 소미(이란적) 집에 시공간이 겹치는 현상이 생기는 데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보보경심’과 달리 90년대생 꽃미남들이 화면 가득하다.

‘검왕조’는 억울하게 죽은 영웅 양경몽을 위한 복수에 나서는 제자 정녕(이현)이 성장하는 이야기다. 중국 무협에서 왕도로 여기는 소년이 기연을 만나 절세무공을 갖게 되고 악인을 이기게 된다는 전개다. 양경몽을 흠모했던 연상녀 천설(이일동)과 이모와 조카뻘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사진=학려화정]
[사진=학려화정]

‘학려화정’은 권력암투물로 생모인 황후가 죽은 후 태자 소정권(라진)과 정쟁에 휘말려 가족을 잃은 고아보(이일동)를 주인공으로 한다. 부황 소감은 태자 외가가 황권을 위협하는 것이 못 마땅해, 조귀비와 그 아들을 이용해 외척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비련의 여주인공보다 더 측은지심을 소환하는 라진 연기가 물이 올랐다. 그 가련한 표정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경여년’은 가상의 옛 왕조로 타임슬립한 범한(장약윤)이 남주로 현대인 지식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드물게 잘 살리고 있다. 아울러 인간존중 사상을 가진 주인공 고군분투도 인상적이다. 반면인물인 장공주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사람을 이용하려 들고 벌레 죽이듯 살인을 하지만, 범한은 그 딸 완아(이심)를 사랑한다. ‘진정령’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초전이 출연한 드라마여서 더욱 화제가 됐으나 33회가 되도록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사진= 각 드라마]
왼쪽부터 의천도룡기, 소녀화불기, 녹비홍수, 초요, 동궁. [사진= 각 드라마]

아울러 2019년 베스트 10도 아래와 같이 선정했다. 많은 수작이 있었지만 드라마 전편의 밸런스와 소재 참신성, 재미 요소를 감안해 꼽았다. 국내에서 방영하지 않았어도 중국에서 방영을 마친 드라마도 일부 포함했으며, 이들 또한 내년 상반기에는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높다.

◇[고장/로맨스] 녹비홍수_주연: 조려영, 풍소봉, 주일룡

원작 소설 제목은 ‘서녀 명란전’이다. 주인공 명란이는 생모가 집안 내 첩 간 시기와 질투로 인해 목숨을 잃자 할머니 보살핌을 받으며 큰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교훈에 숨죽이고 지내지만 악독한 사람에게 맞서고 복수도 한다. 감상 포인트는 세상에 이렇게 악한 사람이 있을까 싶은 반면 인물이 차례 차례 등장하는데, 명란이 그 모든 권모술수와 계략을 슬기롭게 이겨낸다.

[사진=의천도룡기]
[사진=의천도룡기]

◇[고장/무협] 의천도룡기_주연: 증순희, 진옥기, 축서단

김용 동명 원작소설을 드라마화했다. 그동안 양조위를 비롯해 많은 유망주 또는 인기 배우를 캐스팅해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돼왔다. 연출력에 따라 흥망이 오갔고, 손에 넣으면 무림지존이 될 수 있다는 의천검과 도룡보도를 둘러싼 사람들의 욕망과 다툼을 보여준다. 장무기와 조민, 주지약간에 저마다 처한 입장으로 인해 오해도 하고, 사랑을 잃기도 하는 과정이 곁들어져 있다.

[사진=초요]
[사진=초요]

◇[고장/판타지] 초요_주연: 백록, 허개

초요(백록)는 악행을 저지르며 정의인척 하는 정파와 대립하고, 그 과정에서 정파 인사들이 제거하려고 하는 마왕 아들 려진란(허개)을 구해준다. 그렇다고 본인이 선한 것도 아니어서 여마두로 각종 악행을 대놓고 저지른다. 무림지존이 되기 위해 명검에 욕심을 부리다 죽게 된다. 수년 후 다시 부활하는데, 금지언 몸에 기생하는 형태로 사람들 눈에는 초요 모습이 금지언으로 보인다. 기존에 여자 주인공 원톱을 내세우면서도 결국 남주에게 의지하던 드라마와 달리, 끝까지 초요가 모든 도전에 맞서 싸운다. 그를 둘러싼 남자 캐릭터 역시 ‘멍뭉이’처럼 초요 바라기를 하는 려진란의 순정과 천하제일 미인 금천현(이자봉) 등으로 설정돼 있어 흥미롭다.

[사진=동궁]
[사진=동궁]

◇[고장/로맨스] 동궁_주연: 팽소염, 진성욱

집착남 또는 나쁜남자를 내세우는 중국 언정소설가 비아사존 ‘동궁’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남주 이승은(진성욱)은 서주국 공주 소풍(팽소염)과 사랑에 빠진다. 동시에 그러한 소풍을 이용해 정보를 얻어 전쟁에 승리한다. 여기까지는 다른 로맨스소설에도 자주 등장할 법한 전개다. ‘동궁’의 특별함은 이후부터 전개된다. 배신당한 소풍이 망천수라는 호수에 뛰어들어 자기가 사랑한 남자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린다. 하지만 서주국과 려조 화친을 위해 소풍은 태자 이승은에게 시집을 가고 다시 사랑에 빠진다.

[사진=열화군교]
[사진=열화군교]

◇[민국/학원물] 열화군교_주연: 백록, 허개, 이정삼

남장 여자가 남학교에 입학하고, 기숙사 룸메이트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단골 로맨스 소재다. ‘열화군교’ 역시 사고로 죽은 오빠를 대신해 사양(백록)이 군인 양성 학교에 들어가 고연정(허개)과 한방을 쓰게 된다. 시대 배경은 원세개 군벌 시대다. 이 시기 드라마는 이른바 ‘국뽕’으로 흐르기 쉬워 비중국인 시청자로서는 몰입을 방해받는데, ‘열화군교’는 얼굴이 개연성인 남주 허개를 감상하는 것으로 , 깨발랄한 캐릭터를 보는 것으로 모든 게 극복된다. ‘초요’와 마찬가지로 여주 사양은 고연정 도움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사진=진정령]
[사진=진정령]

◇[고장/판타지] 진정령_주연: 초전, 왕일박

중국에서도 보이즈러브(BL)를 다룬 드라마에 대해 엄격하다. 반면에 육체적 스킨십을 배제한 채 애틋한 감정이 서로 오가는 소년들 이야기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진정령’ 방영 후 히로인이자 아이돌 그룹 멤버 초전 인기는 국내에서도 수직상승 했다. 혼령을 조정할 수 있는 ‘마도조사’ 위무선(초전)은 힘을 컨트롤하지 못해 사랑하는 누나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그 자책감에 자살한다. 16년 후 영혼 소환으로 세상에 다시 돌아오게 된 위무선은 남망기(왕일박)와 함께 과거 사건 진상을 밝혀낸다. 16년 전과 달리 위무선을 한결같이 믿고 힘이 돼주는 남주 남망기 공자가 멋지다.

◇[고장/로맨스] 천뢰일부지춘화추월_주연: 조로사, 이굉의

웹드라마는 재기발랄함과 B급 정서 코미디를 잘 살렸을 때 수작이 된다. 원제 ‘친오빠인데 뭐 어때?’를 드라마화 한 ‘천뢰일부지춘화추월’은 그런 점에서 올해 웹드 중에 첫 손에 꼽을 만하다. 영원한 삶 대신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여주인공 춘화(조로사)는 처음 보는 남자가 운명의 상대라는 말에 정파 소협 소백(오준여)에 막무가내로 들이댄다. 그런데 타임슬립으로 원래 몸 주인 과거를 모르는 춘화에게 친오빠라며 나타나, 연인이나 할 법한 스킨십을 버젓이 하는 추월(이광의)은 뜻밖의 변수다. 딥키스를 해놓고는 ‘친오빠인데 뭐 어때?’라고 뻔뻔하게 말하는 식이다. 남주 이굉의의 눈부신 외모가 드라마 매력을 한층 끌어 올린다.

[사진=내하보스요취아]
[사진=내하보스요취아]

◇[현대/로맨스] 내하보스요취아: 서개빙, 왕쌍

넷플릭스에 제목 ‘보스가 결혼하재요’로 서비스 되며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끈 드라마다. 역시 웹드라마 특유의 B급 정서와 병맛 전개가 재미를 선사한다. 릉씨그룹 보스 릉이주(서개빙)는 배우 지망생인 하림(왕쌍)과 계약결혼을 제안한다. 하림은 혈액암에 걸려 유일하게 이식이 가능한 릉이주의 도움이 아쉬운 상황이다. 재벌 CEO와 미모의 여주가 사랑에 빠지는 흔한 소재이지만, 여주를 좋아하면서도 시치미 떼며 한결같이 챙기는 데서 오는 간극이 관람 포인트다.

[사진=백발]
[사진=백발]

◇[고장/로맨스] 백발: 장설영, 이치정, 경초, 라운희

임청하, 장국영 주연 ‘백발마녀전’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지만 내용은 사뭇 다르다.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산하도’를 찾기 위해 용락(장설영)은 적국 7황자 중정무우(이치정)와 정략결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중정무우가 이를 거절하면서 파혼을 유보하기로 하고, 그러는 사이 적국 장군 부주(경초)가 용략을 좋아하게 돼 엉뚱하게 청혼한다. 용락은 중정무우에게 끌리지만 자신을 도구로 이용하고 속였다는 것을 알고 실망해 부주와 결혼을 받아들이나, 그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암투에 휘말리면서 충격에 머리마저 백발이 된다.

[사진-초련나건소사]
[사진-초련나건소사]

◇[현대/로맨스] 초련나건소사: 라이관린(뢰관림), 조금맥

요즘 중국에서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하이틴물과 대학을 배경으로 한 캠퍼스물이 한창 인기다. 저예산으로 웹드라마를 제작하기 좋고, 출퇴근 시간에 부담 없이 스마트폰으로 감상하기도 제격이어서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해 줄거리도 탄탄하다. 그 중에서도 최종 프로듀스101로 유명한 라이관린이 주연 한 ‘초련나건소사’를 베스트10에 최종 포함시켰다. 중국에서 인기를 끈 태국 영화 ‘첫사랑 이 작은 일’을 드라마화 했다. 못난이 여주 묘묘(조금맥)가 멋진 선배 년년(라이관린)에게 첫눈에 빠져 백조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CG(컴퓨터그래픽)나 특수분장도 아니거늘 묘묘가 너무 못생겨서, 도대체 어떻게 예뻐질 것인지 의심이 들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엄지를 치켜세우게 한다. 또 초난강과 츠요시의 갭처럼, 한국어 하는 라이관린과 중국어 하는 멋진 년년 선배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간극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 잘생김을 연기한 라이관린 역시 단숨에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초전 [사진=진정령]
초전 [사진=진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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