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 [사진=플리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한국은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나라다. 최근 들어 지진 피해 영남 지역에서 지진 피해가 보고되고 있지만 진도 7이 넘는 일본의 대규모 지진에 비하면 안전한 편이다. 올해는 유독 태풍이 자주 다녀가 태풍 피해가 상당했지만 우리는 몇 년 단위로 ‘역대급 태풍’을 만난다. 이것 역시 미국 대륙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에 비하면 약한 수준이다. 

일상을 송두리째 파괴할만한 대형 악재는 우리의 삶에 영영 없을 일처럼 느껴졌다. 초대형 재난으로부터 안전지대 같았던 한반도에 경각심이라도 주려는 것인지 백두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마치 백두산은 “내가 가만히 있어서 그렇지. 한 번 화나면 너희 다 죽어”라며 잔뜩 벼르고 있는 무서운 형과 같다. 그 형이 이제 슬슬 화를 내려는 모양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백두산은 지하에 마그마를 보유한 활화산이다. 약 1000년전인 서기 946년에 대규모 분화가 있었다. 이때 분화된 분출물의 양은 남한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었다. 백두산의 분출은 과거 1만년 이래 지구상에서 일어난 가장 큰 분화활동이라는게 지질자원연의 설명이다. 

최근 백두산에서는 화산지진과 가스, 지각변형 등 화산분화의 징후들이 잇따라 관측되고 있다. 2002~2005년 사이 백두산 천지 근방에 화산지진이 약 3000회 일어났고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올해 5월 영국에서 열린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혁 북한 지진청 분과장 “백두산 땅속 민감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백두산'. [사진=CJ ENM]

백두산 분화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이를 소재로 한 영화도 최근 개봉했다. 영화 ‘백두산’은 대한민국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백두산 화산 폭발이 발생했고 이를 막기 위한 남한과 북한의 노력을 다루고 있다. 

화산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는 한 때 헐리우드에서 많이 제작됐다. 1997년 같은 해 제작된 ‘단테스 피크’와 ‘볼케이노’는 화산폭발이라는 대규모 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볼케이노’는 L.A 도심 한 복판에서 화산이 터지는 경우를 상상한 영화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이들 영화 외에 한국영화 ‘해운대’ 역시 해저화산 폭발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또 화산과 지진, 해일 등 총체적인 지구멸망 급 재난을 보여주는 영화 ‘2012’에서도 미국 옐로우스톤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을 웅장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폼페이’는 서기 79년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에서 실제로 있었던 화산폭발 재난을 소재로 이야기를 상상해 만든 작품이다. 

화산은 그 자체로도 무시무시한 재난이지만 폭발로 인해 발생하는 지진과 해일, 낙진 등 부수적인 피해들도 동반하고 있다. 때문에 화산은 지구가 인간에게 내릴 수 있는 재앙 중 가장 무시무시한 녀석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6월 국회에서 열린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관·학 콘퍼런스’에서는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응하기 위해 남과 북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현기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당시 콘퍼런스에서 “백두산 학술답사를 위한 남북 공동연구가 절실하다”며 “다양한 탐사 계측 분석을 위해 전략을 세우고 분야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힘으로 화산폭발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산폭발로 인한 부수적인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 것이 있어야 영화를 만들 수 있지만 화산폭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화산폭발을 인간의 힘으로 예방하려다 생기는 다른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거스르고자 하는 것은 여러 피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화산이 폭발해도 죽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산과 지진, 해일 등에 대한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재난영화들은 재난에 대비해 살아남는 요령을 잘 보여준다. 올해 개봉한 영화 ‘엑시트’는 도심 속 재난대응 매뉴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방독면 사용요령과 지하철 대피요령 등을 잘 보여줬다. 때문에 우리는 재난영화를 즐겨 볼 필요가 있다. 휴머니즘과 가족애가 있는 것은 당연하고 살아남을 길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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