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올해 주류업계는 50년만에 주세법 개정을 놓고 시련과 기회가 공존했다.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맥주 테라로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고무줄 가격 인상으로 쓴잔을 마신 오비맥주와 일본불매 직격탄을 맞은 롯데주류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패키지에서는 옛 향수를 자극하는 뉴트로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음료업계는 카페문화가 활성화된 와중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스타벅스가 올해 매출 2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커피빈‧투썸플레이스‧이디야 등 다른 카페는 존재감이 흐릿해지고 있다. 또 배달음식 시장 성장으로 탄산음료가 강세를 보였다.

2019년 한해 동안 주류‧음료업계 지각변동을 가져온 이슈 5가지를 기억해본다.

2019 전주가맥축제에 참여한 하이트진로 테라. [사진=하이트진로]
2019 전주가맥축제에 참여한 하이트진로 테라. [사진=하이트진로]

◇ ‘테라’ 돌풍…하이트진로 필사즉생 통했다= 올 3월 맥주 점유율 감소로 5년간 해당사업 적자 일로를 걷던 하이트진로가 청정 이미지를 강조한 신제품 ‘테라’를 선보였다.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 당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필사즉생(必死卽生) 각오로 임하겠다”며 맥주 1위 탈환 의지를 다졌다.

이후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대항마로 테슬라(테라+참이슬)와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가 소맥용 신조합으로 “맛있다”는 입소문이 돌며 하이트진로는 맥주와 소주 점유율 동반상승을 보였다.

실제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병을 돌파하고, 올 4월 선보인 진로이즈백은 72일 만에 1000만병을 넘어서는 등 인기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10월31일 3년 6개월만에 시총 2조원을 탈환하며 신제품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맥주 종량세 도입이 진통 끝에 결정됐다. [사진=이하영 기자]
맥주 종량세 도입이 진통 끝에 결정됐다. [사진=이하영 기자]

◇ 50년 만에 주세법 개정 ‘진통’= 수입맥주 점유율이 20%를 넘어서며 국산맥주 기업들 중심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에 국부가 해외로 유출된다”며 과세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현행 종가세는 국산맥주는 공장 출고가에 판촉비용‧교육비 등이 추가된 가격에 세금을 부여하고, 수입맥주의 경우 수입신고가에 관세를 붙여 가격을 책정했다. 수입맥주사 중에는 수입신고가를 임의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양과 도수에 따라 과세하는 ‘종량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종량세 전에 주류업계에서 맥주와 소주 가격을 올려 음식점에서 ‘소맥 1만원 시대’가 됐다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부 정책도 지속적으로 흔들려 업계 불안이 가중됐다. 종량세 도입을 두고 일부 업체 가격인상으로 소비자에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이같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같은달 29일 기재위는 진통 끝에 맥주와 막걸리 종량세 도입 주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8월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할인 맥주에 포함되지 못한 일본산 맥주가 진열장 맨 윗줄에 포진해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8월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할인 맥주에 포함되지 못한 일본산 맥주가 진열장 맨 윗줄에 포진해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 일본불매 ‘직격탄’ 맞은 주류업계= 일본 경제 보복으로 6월말부터 시작된 일본불매운동은 5달째 지속되며 수입맥주 순위를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

편의점에서 수입맥주는 4캔에 1만원 ‘만원의 행복’으로 통한다. 해당 품목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다른 맥주들보다 1캔당 적게는 200원 많게는 1000원까지 가격이 상승해 고객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불매운동이 확산되며 부담을 느낀 편의점에서는 만원의 행복 코너에 일본산 맥주를 제외했다. 심지어 마트에서는 한동안 “우리는 일본산 맥주를 팔지 않겠다”는 팻말을 걸고 제품을 매대에서 치우기도 했다.

실제 10월 GS25 맥주 판매순위 집계 결과 아사히는 41위, 기린이치방은 52위를 기록했다. 지속된 판매 저조에 롯데아사히주류는 3일 올해 계약 기간 만료 계약직 영업직원 연장 불가를 통보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형할인매장에서 직원이 탄산음료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할인매장에서 직원이 탄산음료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배달음식 강세에 탄산음료 덩달아 ‘함박웃음’= 업계 추산 국내 배달 시장 규모는 업계 추정 20조원 내외이며 이중 배달앱 시장만 3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앱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것이 치킨‧피자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으로, 느끼함을 줄여주는 음식 보완재로 소비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세트메뉴 중에는 탄산음료를 무료로 증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탄산음료 카테고리별 판매액 비중 추이 또한 △2015년 28% △2016년 30% △2017년 32%로 2년새 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탄산음료를 많은 부문을 차지하는 롯데칠성음료와 관련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배달 음식 시장 활성화와 카페 발달로 B2B 탄산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칠성사이다‧펩시콜라 등 탄산음료 카테고리가 (전년 대비) 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리버사이드 팔당 DT점. [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스타벅스 리버사이드 팔당 DT점. [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 스타벅스 2조 신화 눈앞…카페 양극화 심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 올해 1분기~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350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15.8% 증가한 1175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매출 추이를 유지한다면 올해 매출액 2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타벅스가 올해 매출액 2조를 달성할 경우 2016년 1조원 돌파 이후 3년 만에 규모가 배로 성장한 것이 된다.

승승장구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투썸플레이스‧이디야 등 주요 커피전문점들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가 매출액 1조5523억원을 기록했으나 △투썸플레이스는 2742억원 △이디야 2004억원 △커피빈 1666억원 △할리스 1548억원 등이다.

1등인 스타벅스가 매출액에서 2위 투썸플레이스를 5배 이상 따돌린 형국으로 이와 같은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성공 요인으로는 균일한 커피 맛을 비롯해 무료 와이파이,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쾌적함 등이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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