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국가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네트워크는 더 발달하고 블록체인은 국가별로 구분되던 화폐의 단위를 새롭게 정의내릴 것이다. 인공지능(AI)은 불가능한 모든 것들에 도움을 줄 것이고 클라우드 서버는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협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는 더 좁아질 것이지만 좁아진 세계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더 치열하다. 이 경쟁에서는 우리나라도 뛰어들어 선두를 유지하거나 탈환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리의 경쟁상대가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이라는 점은 의미가 크다. 그들에 비하면 인구와 국토면적이 좁은 나라에서 오늘날의 성과를 얻어낸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우리는 미국처럼 땅이 넓어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차고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중국처럼 미칠 듯이 많은 노동인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리고 일본처럼 남을 침략하며 경제성장을 이룩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가진 것은 잠들지 않고 공부해서 퇴근하지 않고 일하는 강철의 직장인 마인드 밖에 없다. 우리는 즐기면서 사는 방법을 잃어버린 대신 서방 강대국들과 맞짱 떠서 이길 수 있는 산업 몇 개 정도는 가진 나라가 됐다. 

꽤 멋있는 나라가 됐지만 사실 앞으로가 걱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기술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고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할 인력, 창의적인 인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우리는 그것을 확보할 여유가 없다. 공간이야 원래 좁았고 인구수는 계속 줄어든다(인구수가 줄어드는 것, 출산율 저하에 대해 젊은 세대들에게 책임을 돌릴 생각은 없다. 그것은 명백히 시스템의 잘못이며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우리는 해외에 거점을 마련해 공간을 확보하고 인력을 유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온전한 우리 인력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가 나타나길 기다리는데 우리의 인구수는 꽤 적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4차 산업혁명은 글로벌 트렌드를 쫓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구글이 앞장서서 ‘알파고’를 선보였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얼마 뒤 정부는 법 국가적인 AI 전략을 발표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을 때 일각에서는 “조금 늦은 것 아닌가”라는 의견이 있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AI 연구와 산업이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대대적인 지원과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이 있다면 당연히 거기에 맞춰서 가야 한다. 

그러나 쫓아가는 것에 급급해서는 새로운 시대의 리더 자리를 지킬 수 없다. 정부는 AI 산업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업들이 다양한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 기업 역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상력을 존중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라의 모든 젊은이가 ICT에 매달려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누군가는 작가가 되길 원할 테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길 원한다. 누군가는 서비스직이 적성에 맞고 누군가는 요리 하길 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비결은 그 모든 직업들 속에 있다. AI와 로봇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적용될 수 있고 블록체인이 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정부는 일자리 창출의 미래를 ICT산업에서만 찾으려 해선 안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든 직업에 미래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독창적인 기술과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우리에게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 다만 선택한 직업에서 미래와 비전이 없다는 것을 일게 된다면 그 직업을 간절히 원해도 선택에 주저하게 된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당연히 AI나 5G 기술·서비스 발전에 접목된다. 우리 산업의 미래는 사실 모든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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