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국내 배달앱 1,2위를 차지하고 있던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가 한 몸이 되면서 곳곳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독일 배달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2,3위인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가운데 1위 업체인 ‘우아한형제들’까지 인수하면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해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 기간 내 수수료 인상과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고객과 가맹점주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딜리버리히어로는 40억 달러(한화 4조7500억원)를 들여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치열해지는 배달앱 시장에서 누적된 피로감과 이를 틈타 쿠팡, 카카오 등 IT공룡들의 진출에 협공을 받는 상황에서 아시아 진출을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1위 배달업체를 인수하자 상장사인 딜리버리히어로는 주식 시장에서도 불을 내뿜었다. 13일(현지 시간) 딜리버리히어로는 하루 동안 23.29% 급등하면서 이번 M&A에 대한 기대치를 한 몸에 받았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자축하는 사이 한편에서는 이들을 두고 업계에서 독과점 양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장 독과점이 장기간 지속되면 현 수준의 수수료가 앞으로 인상될 게 불 보듯 뻔해서다.

양사는 가맹점주들에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수수료를 책정해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광고 기반으로 운영, 점주가 한 달에 8만8000원을 내면 반경 1.5km 내 배민앱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노출되는 구조다. 반면 ‘요기요’는 광고료 대신 건 당 수수료를 책정, 배달 중개 수수료로 12.5%를 받는다.

양사가 업주 모시기에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가맹점주들도 반사익을 얻었지만, 독과점 체제가 형성된 지금 수수료 체계도 변화가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만 해도 전화로 주문하면 배달료를 받지 않거나, 깎아주는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배달기사 없이 대행으로 대부분 이용하기 때문에 배달앱에 의존하게 되면서 자생능력마저 잃은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체제가 없는 상황에 시장 1,2위 업체가 한 회사로 통합된다면, 우월적 지위에 있는 이들이 단 기간 내 수수료 체계를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될 것”이라며 “결국 가맹점주들은 물론 배달음식 가격도 올라 소비자들도 불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이런 상황을 고려, 고객 혼란을 최소화 하고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을 현재와 같이 독자 운영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상황에서 수수료 체계 변화는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계 회사로 변모한 우아한형제들에 대해서도 국내와 다른 노동 조건이 부합될 경우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성만 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사무총장(한서대 교수)은 “우아한형제들 경우 사실상 외국계 회사로 바뀌면서 내부에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라며 “외국계 회사들이 노동 유연성이 높다 보니 조직개편에 따른 계약해지, 부서 통폐합 등 구조조정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총장은 이어 외국계 회사가 국내 배달시장을 독점하면서 규제에서 벗어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안 총장은 “외국계 회사가 배달시장을 독점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법을 적용하는 잣대에서 어디까지 국내법이 적용되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어 하루 빨리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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