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5G 첫 상용화 당시 모습. [사진=SK텔레콤]
올해 초 5G 첫 상용화 당시 모습. [사진=SK텔레콤]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올해 통신 시장은 A부터 Z까지 5세대(G)로 이어진다.

4월 3일 한밤중 ‘5G 전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소비자들은 ‘5G 안 터진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하자 정부가 나서 5G 통신 가능 구역(커버리지) 확대 등을 챙기기 시작했고 5G 가입자는 한 달 사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6월엔 5G 품질을 놓고 이동통신 3사가 ‘우리가 최고’라며 공방전을 벌였고 이에 소비자들은 “5G가 터지게나 해달라”고 재차 비난했다. 이달 5G 국내 전파송출 첫돌을 맞았지만 참여연대가 5G 이용자 7명과 ‘먹통 5G’ 분쟁 조정 신청을 낸 것이 최근 일이다.

통신 3사에 따르면 11월 29일 기준 5G 서비스 가입자는 약 433만명이다. 매주 약 8만명 이상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연말까지 470만명, 내년 초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1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창규 KT 회장이 5G 전진대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
황창규 KT 회장이 5G 전진대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

◇통신 2019년, ‘5G의 한해’…세계 최초 타이틀 획득부터 분쟁 조정신청까지

4월 3일,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5G 상용화를 4일로 앞당긴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5G 국내 상용화는 5일로 예고된 상황.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3사는 머리를 맞댔다. 그렇게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3일 밤 11시에 이뤄졌다.

SK텔레콤은 아이돌그룹 엑소,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장기가입 고객 등을 첫 개통자로 정했다. KT는 일반인 고객, LG유플러스는 인기 유튜버인 김민영을 1호 개통자로 일제히 개통했다.

한밤중 ‘기습’ 상용화로 세계 최초 타이틀은 따냈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했다. “5G가 안 터진다”는 것이다.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5G폰에서 5G가 아닌 LTE 우선 모드 사용에 대한 질문들이 게시됐고 SNS에는 5G 연관 해시태그로 ‘호갱’이라는 단어가 올라왔다. 5G 커버리지 부족과 미숙한 5G 기술로 인한 끊김 현상 등 5G 관련 민원은 폭주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제조사 대표가 참여하는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TF 회의’를 마련하고 매주 5G 서비스 관련 현안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정부는 5G 서비스 상용화 초기 과정에서 국민이 느끼는 여러 불편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제조사 등 역량을 총 결집해 5G 서비스를 최대한 조속히 안정화하고 최고 품질 5G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긴박한 4월이 지나고 5월 들어서자 5G 가입자는 급증했다. 이통 3사는 각종 프로모션과 선물 공세로 가입자 끌어모으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4월 말까지 27만1686명이던 5G 가입자는 5월 말 78만4215로 188% 늘었다. 5G에 대한 국민 관심도도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통 3사는 ‘5G 품질에서 우리가 앞서간다’고 주장하며 공방전을 펼쳤다. 도화선이 된 것은 LG유플러스가 내건 5G 홍보문구다. LG유플러스는 3사 5G를 자체 기준으로 비교하고 ‘LG유플러스 5G 속도 1위’ 내용으로 홍보해 SKT, KT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KT가 먼저 5G 속도 관련 브리핑을 고지하고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KT 측은 “5G 속도 관련 팩트체크를 하겠다”며 “LG유플러스가 ‘5G 속도 최고’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절대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T도 "인정할 수 없다”며 “LG유플러스가 주장한 내용의 세부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문제 제기와 관련 ‘이통 3사 5G 속도 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은 냉랭했다. 5G 사용자 불편 해소와 품질향상에 신경을 써야 할 3사가 서로 흠집 내기만 급급하다는 비난이 날아들었다.

LG유플러스 '일상로5G길’에 방문한 조계사 동자승이 HMD 기기를 쓰고 U+VR 콘텐츠를 감상하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일상로5G길’에 방문한 조계사 동자승이 HMD 기기를 쓰고 U+VR 콘텐츠를 감상하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한동안 날을 세우던 3사는 각 5G 킬러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SKT는 AR·VR, 미디어(OTT), 클라우드 게임과 같은 5G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또 미국·EU에 양자암호통신, 독일·싱가포르·일본·필리핀 등에 5G 상용화 기술을 수출·전수했다.

KT는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스마트 의료, 미디어 등 다양한 B2B 사업 분야에 집중했다. 현대로보틱스와 5G 엣지 클라우드 기반 로봇 관리시스템(HRMS), 모바일로봇, AI 음성인식 협동 로봇을 개발 중이고 현대중공업과는 스마트조선소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5G 기술을 접목한 스포츠·공연 중계, AR·VR 등 서비스를 통해 5G를 통한 일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이 회사는 향후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해 혁신 콘텐츠 발굴·관련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KT 네트워크부문 직원들이 통신구에 설치된 지상형 5G 로봇을 점검하고 있다.[사진=KT]
KT 네트워크부문 직원들이 통신구에 설치된 지상형 5G 로봇을 점검하고 있다.[사진=KT]

하지만 불만은 여전히 남아있다. 포털사이트에는 여전히 ‘5G 스마트폰을 LTE 우선 모드로 사용하는 법’에 대한 글들이 게시되고 ‘5G 요금제를 LTE 요금제로 변경할 시 위약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진다.

게다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5G 먹통 현상’을 호소하는 5G 이용자 7명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 10월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에서 5G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불편사항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76.6%가 5G 서비스에 불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이 경험한 불편사항은 ‘5G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너무 협소함 (지역·실내 등)’ ‘휴대전화가 5G와 LTE 전파를 넘나들면서 통신 불통 또는 오류가 발생함’ ‘요금이 기존 서비스 (2G·3G·LTE)에 비해 너무 비쌈’ 순이다.

한편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10월까지 국내 5G 가입자는 SKT 177만1485명,  KT 121만787명, LG유플러스 100만560명 등 총 398만2832명으로 집계된다. 또 통신 3사에 따르면 11월 29일 기준 5G 서비스 가입자는 약 433만명이다. 매주 약 8만명 이상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연말까지 470만명, 내년 초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약 1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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