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 법안들에 대한 일괄 상정을 예고하면서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일단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함께 막판 협상을 시작했지만,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이번 회동 실패 시 예산안 정국과 마찬가지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주도의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처리될 전망이다. 이 경우 한국당은 무제한 필리버스터로 본회의 표결 저지에 나서는 한편, 14일부터는 대규모 장외집회로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의장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의장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의장과 여야 3당은 이날 오전 11시 한 자리에 모여 임시국회 현안 중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탄 법안과 민생 법안, 예산 부수 법안 등 처리 방향이 테이블에 올렸다.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표결 지연은 가능해도 저지 방안은 없는 만큼 의사일정 보이콧보다는 협상 쪽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한국당은 전날(13일) 오후에도 원내 지도부 회의를 열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줄 건 내주고 챙길 건 챙기자’는 분위기 속에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도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본회의에서 임시회 회기를 정하고 패스트트랙 법안 등을 상정해 표결 시도 방침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예산안 정국 당시와 같이 ‘제1야당과의 합의’도 없이 선거법을 추진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감이 큰 만큼, 이날 회동에서 공수처 일부를 내주고 선거법과 일괄 타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날 원대회동에서 합의가 틀어질 경우 국회 본회의에서는 한국당의 무더기 필리버스터 신청이 불가피해진다.

다만 문 의장이 여야 합의 촉구와 함께 직권으로 본회의 일정을 미루면서 협상의 모멘텀을 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회동과 별개로 한국당을 제외한 이른바 국회 ‘4+1 협의체’ 협상은 계속된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 올려 표결에 부칠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단일안을 만들기 위해 밤늦도록 협상을 벌였던 ‘4+1 협의체’는 이날도 오전부터 만남이 계획돼 있다.

최초 패스트트랙에 올랐던 원안인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에서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으로 줄이는 데는 어느 정도 조율을 마친 상태다.

다만 비례 50석 중 절반만 준연동률 적용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비례 50석에 모두 준연동률 적용을 요구하는 야당들과 좀처럼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구에서 아깝게 탈락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석패율제 역시 민주당은 권역별, 다른 정당들은 전국 단위 도입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사법 개혁 법안인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도 현재까지 단일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수처에게 재판에 넘기는 권한, 즉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본회의 개의 전까지는 합의한다는 데는 4+1 협의체 모두 공감하고 있다.

반대로 해석하면, 민주당이 선거법 개혁안을 두고 야당과 합의하지 못하면 공수처 설치법이나 수사권 조정안 처리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일단 여야 3당 합의가 무산되고 4+1 단일안이 본회의에 오르면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들을 빼고 법안 처리를 시도할 경우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무제한 토론으로 법안 처리를 저지하는 동시에 내일4일부터 대규모 장외집회로 끌고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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