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사진=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전자업계가 ‘올림픽 특수’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싸움은 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스포츠 축제를 앞두고 TV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올림픽 개막 전까지 이 같은 특수를 누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LG전자는 일본 가전매장에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TV'를 전시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요도바시카메라, 빅쿠카메라 등 현지 유통이 운영하는 주요 매장에 진열하고 판매를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외산 TV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일본 시장에 LG전자가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일본의 TV시장은 소니와 파나소닉 등 자국 TV의 영향력이 강해 외산 TV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TV 점유율을 살펴봐도 10위권 내에 외국 기업은 하이센스와 LG전자, TCL뿐이다. LG전자는 점유율 2.4%로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계 TV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일본 시장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2007년 철수했다. LG전자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자사의 올레드 8K TV를 통해 일본 내에서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올레드 리더십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에 한정하진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 QLED 8K TV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만큼 일본 내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일본 내에서는 ‘삼성전자’ 브랜드를 직접 강조하는 대신 갤럭시노트10 등을 앞세워 스마트폰 위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일본 하라주쿠에 최대 규모의 갤럭시 스튜디오를 열고 일본 젊은이들이 갤럭시 스마트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일본 내에서는 스마트폰에 ‘삼성전자’ 로고 대신 갤럭시 로고를 부착해 현지 분위기를 반영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9월 손흥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전한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경기를 8K 영상으로 촬영해 8K TV 콘텐츠 확장에 나섰다. [사진=삼성전자]

QLED TV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가격을 내리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올림픽이라는 대형 특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사전 대결도 거세게 일어날 전망이다. 먼저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8K TV 정체성을 둔 비방전이 일어날 전망이다. 앞서 올해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 QLED TV를 겨냥한 영상광고를 공개하면서 전쟁의 막이 올랐다. 

이전까지만 해도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삼성전자는 올 연말부터 유튜브 계정과 TV 광고 등을 통해 올레드 TV의 ‘번-인 현상’을 언급한 광고를 내세우고 있다. 

양 사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과장광고’와 ‘영업 방해’로 각각 신고를 한 상태다. 공정위는 현재 양 사의 신고 내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일본 하라주쿠에 선보인 세계 최대 규모 갤럭시 스튜디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일본 하라주쿠에 선보인 세계 최대 규모 갤럭시 스튜디오. [사진=삼성전자]

한편 이번 도쿄올림픽은 개막 이전부터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선 피폭 우려로 올림픽 열기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6일 그린피스는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출발지인 J빌리지 주변 방사선량이 최대 71μ㏜/h(마이크로시버트)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준치의 308배이며 후쿠시마 사고 이전의 177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야구·소프트볼 경기장으로 사용될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약 60㎞ 떨어진 곳이다. 

이밖에 도쿄의 폭염과 주최 측의 준비 미흡, 현지 응원단의 전범기 사용 등으로 개막 전부터 무수한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주최 측이 마라톤·경보 개최지를 놓고 논란을 벌인 끝에 지난달 개최지를 도쿄에서 831㎞ 떨어진 삿포로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40도에 육박하는 도쿄도의 폭염이 이유였다. 

마라톤 개최지는 삿포로로 이전했지만 최근에는 미국 수영 대표팀도 폭염으로 인해 수영 개최지를 이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야외종목 대부분이 폭염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최근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도핑(금지약물 복용) 테스트 결과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4년간 세계 대회 출전을 금지함에 따라 도쿄올림픽 참가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러시아는 이 때문에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단(OAR)’로 참가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앞두고 TV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경기의 시청각적 경험을 생생하게 즐기기 위한 소비자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며 “특히 이같은 욕구가 수요로 반영된 것은 올림픽이 열리는 3분기 이전인 1, 2분기에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올림픽의 외적인 논란이 직접적으로 TV 판매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조사한 글로벌 TV시장 규모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러시아 월드컵과 평창동계올림픽 이슈로 TV판매가 크게 늘면서 1155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TV판매 수익은 1062억달러로 전년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다만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1072억달러로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판매량 역시 2018년 2억2136만대에서 올해 2억2035만대로 다소 줄어들었으나 내년에 2억2752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가격조정에 의해 판매량 대비 수익 증가는 미흡할 수 있으나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TV 업계가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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