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CJ그룹 사옥,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J제일제당]
(왼쪽부터) CJ그룹 사옥,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J제일제당]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CJ제일제당이 최근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 정리에 이어 이재현 회장 생가인 인재원까지 일부 매각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잇따른 부동산 매각으로 1조원 이상 자금을 확보한데다 내년 상반기 슈완스 M&A 시너지 효과로 올 7월 시작한 비상경영체제에서 풀려날 것으로 예상했다.

11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3분기 재무개선 방안이 현실화돼 순차입금 규모 6.8조원에서 5.4조원 규모로 축소했다”며 “순차임급/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도 5배 미만으로 개선돼 신용등급 하락 위험도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CJ제일제당 재무개선에 가장 큰 영향으로는 부동산 매각건이 손꼽힌다.

9일 이사회를 열고 CJ제일제당은 그룹 내 계열사인 CJ ENM에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인재원 2동 중 1동을 약 53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인재원은 매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추모식이 열리는 장소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등이 살던 가옥이다.

인재원이 CJ그룹 전체로 의미 있는 장소인 만큼 이번 매각 건이 CJ제일제당 유동성 위기 심각성 지표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식품회사 슈완스 인수합병하며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쏟아 부어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현금유동성 문제를 꾸준히 지적받아왔다. 이에 지난 7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해왔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슈완스 셰프들과 함께 미국 PGA 대회 공식 후원 브랜드로 참여해 비비고 브랜드를 알렸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미국 슈완스 셰프들과 함께 미국 PGA 대회 공식 후원 브랜드로 참여해 비비고 브랜드를 알렸다. [사진=CJ제일제당]

잇따른 부동산 매각은 CJ제일제당에 ‘쓴약’이 됐다.

4분기까지 총 4건의 부동산 유동화를 성사시키며 약 1조4328억원에 이르는 유동성 자금 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인수 전으로 자금 회복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이달 9일 CJ제일제당은 가양동 부동산 우선협상 대상자로 인창개발‧현대건설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며 총 8500억원 상당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달 영등포 공장 부지는 리스회사에 매각하고 이를 다시 사용하는 형태인 '세일앤리스백'으로 2300억원 자금을 추가했다.

또 CJ아메리카에서 3000억원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유동성자금을 확보했다. 인재원 매각금 약 530억원을 더해 CJ제일제당은 1조4000억원 상당 차입금 상환 여력을 만들었다.

반년 가까이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에 CJ제일제당 내년 실적은 밝다.

식품업계에서는 순차입금이 줄어들며 설탕 등 식품 분야 원재료 구매에 필요한 신용도 확보로 안정적인 수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 300억원 이상의 연간 이자 비용 절감을 통한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HMR(가정간편식) 판매 확대로 진천 공장 고정비 부담 경감 및 ASF(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부진했던 베트남 돈육 시세 가파른 반등, 내년 상반기 슈완스에서 비비고 제품 본격 생산이 이뤄지며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와 관련 김태현 IBK기업은행 연구원은 “진천 공장 가동률 확대에 따른 생산효율 개선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슈완스 인수에 따른 미국 시장 내 판로 확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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