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국회 ‘4+1 협의체’가 10일 밤 국회 본회의를 열고 512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수정안을 기습 처리했다. 막판까지 물밑협상을 통해 예산 삭감 규모와 세부 내역 등 이견 조율에 나섰던 ‘4+1 협의체’는 한국당과의 협상이 무의미하다는 결론 속에 예산안을 우선 상정해 예산부수법안 무더기 수정안 제출로 시간끌기를 하려는 한국당의 전략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다만 여당은 제1야당을 패싱한 첫 사례라는 오명을 떠안게 됐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예산안 날치기 세금도둑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예산안 날치기 세금도둑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4+1 협의체’, 2020년도 예산안 처리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8시 한국당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문 의장은 오후 9시경에는 집단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한 한국당 의원들을 제외하고, 재석 162명 중 156명의 찬성으로 예산안을 동과시켰다. 나머지 3명은 반대하고, 3명은 기권했다.

기금운용계획 수정안도 한국당의 반대 속에서 붙여진 표결에서 재석 158명 전원의 찬성으로 처리됐다.

이날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안 수정안은 올해 예산 469조6000억원보다 9.1% 증액된 512조2504억원 규모다. 정부 원안 513조4580억원에서는 1조2075억원이 삭감됐다.

세부적으로는 △유아교육비·보육료 지원 예산 2470억원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위한 신규 예산으로 1100억원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확대에 875억원 △하수관로 등 수질 개선 시설 확충에 706억원 등이 증액됐다.

쌀 변동직불제 등 7개 직불제를 공익기능증진 직불제로 통합 개편하기 위해 농업·농촌기능증진직접지불기금이 신설됐고 공익기능증진 직불 예산도 2000억원이 늘었다.

또 농어업재해재보험기금 재보험금 예산 993억원과,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자조금 지원예산과 채소가격안정 지원예산도 각각 15억원, 48억3200만원이 추가됐다.

참전·무공수당 등 인상에 460억원, 하수관로 등 수질개선 시설 확충에 706억원의 예산이 각각 증액됐으며, 전기버스·전기화물차 구매보조금 620억원, 규제 자유특구·강소특구 지원 707억원 등도 늘어났다.

이어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된 문 국회의장의 사회권을 넘겨받은 주승용 국회 부의장은 이날 밤 10시26분 본회의를 속개하고 총 26건의 예산부수법안 중 법인세법‧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국가재정법 등 4건을 통과시켰다. 나머지 22건은 11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특히 국회 ‘4+1 협의체’는 예산부수법안 무더기 수정안 제출로 예산안 처리의 발목을 잡는 한국당의 전략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예산안을 우선 처리한 뒤 예산부수법안을 상정하며 정기국회 내에서의 예산안 처리에 성공했다.

다만 한국당이 예산부수법안 수정안을 무더기로 제출하면서 예산부수법안 처리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국민적 관심사였던 유치원 3법 등은 임기국회로 넘기게 됐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예산안 날치기 세금도둑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예산안 날치기 세금도둑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제1야당 패싱하고 예산안 처리에 철야농성 ‘맞불’

한국당은 ‘4+1 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이 제1야당이 배제된 채 가결된 데 반발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밤샘 농성에 돌입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가 끝난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오늘은 입법부 치욕의 날이고 반헌법 불법세력들이 국회를 붕괴시켰다”라고 개탄한 뒤, “모두 본회의장 연단에 앉아 농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심 원내대표는 “정권의 시녀가 된 여당과 2중대·3중대·4중대의 야합으로 날치기 통과된 예산은 위헌이고 원천 무효”라면서 “그들끼리 어떻게 나눠먹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전대미문의 ‘깜깜이 예산’”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심 원내대표는 “문희상 의장은 하수인이 돼 입법부를 포기했고 더 이상 국회의장 자격이 없다”라고 일갈한 뒤, 탄핵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특정 정파를 부역한 홍남기 기재부 장관과 정부 관계자들의 행태도 명백한 범죄행위”라면서 “이들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와 정치 관여죄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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