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열흘 앞으로 다가온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는 노조 권력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최종 후보자에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 3인이 최종 확정됐다.

오는 20일 열리는 협회장 선거는 총 296개 금투협 회원사(증권사 57곳, 자산운용사 222곳, 선물회사 5곳, 부동산회사 12곳)의 자율 투표로 진행된다. 통상 투표권은 회원사 1개사당 한표씩 가지며 회비분담률에 따른 가중치(40%, 60%)가 있다.

전체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을 얻은 후보자가 회장으로 당선된다. 다만 과반수를 얻지 못한다면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지난 제4대 회장선거 전 과정이 생방송으로 중계되며 투명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고(故) 권용원 회장의 비보와 함께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노조 권력과 후보자와의 관계가 당락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갑질 논란의 출발이 노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후보자들이 노조와 어떤 관계를 보여왔는지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 갑질 논란이 터지기 전 실제 금투협 내부에선 김시우 노조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발표되면서 분란이 일어난 바 있다. 김 위원장측이 권 회장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노조 지도부에 집중된 비판을 분산시키려 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녹취록이 공개되자 김시우 위원장은 "권용원 회장이 갑질과 폭언으로 유명했고 기사에 등장한 것보다 심한 발언을 담은 녹취파일도 여럿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또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준비된 것은 없다. 기다려 보라"고 언급해 녹취록 공개를 미리 알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사무금융노조는 권 회장에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일벌백계를 요구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최종 후보가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압축됐다.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최종 후보가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압축됐다.

최종 명단에 오른 세 후보자 가운데 친노조 성향 인사로는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가 꼽힌다. 신 대표는 지난 2008~2009년 금투협회 자율규제 및 경영지원 본부장을 역임하며 증권협회노조, 자산운용협회노조, 선물협회노조를 통합하기도 했다. 

반면 정기승 KTB투자증권 부회장은 노조와의 큰 인연이 없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에 이어 신한금융투자, 스마트저축은행, 현대증권(현 KB증권) 주요 임원을 거쳤다. 노조로부터 자유로운데다 감독당국과 금투업계를 모두 경험한 인사인 만큼 업계 발전에 이바지할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온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는 사정이 복잡한다. 나 대표는 공채 출신으로 수장 자리에 오른 입지적 인물이다. 다만  양회문 전 회장의 장남인 양홍석 사장과 투톱체제를 이끌어오던 중에 이뤄진 출마여서 대신증권의 3세경영 본격화를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 또 지난 9월 노조원 보복징계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경영 승계설은 사실무근"이라며 "현재 후임 사장 인선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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