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과학고 교사 박문섭

[사진=박문섭 산림과학고 교사]
[사진=박문섭 산림과학고 교사]

우리나라와 가깝지만 먼 이웃나라 일본은 매년 가을 육수제(우리나라의 산의 날) 행사의 하나로, 임업기계전시회를 개최한다. 2018년에는 도쿄에서 11월 19∼20일 이틀 간 임업기계전시가 열렸고 직접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참관하게 되었다.

일본은 매년 고성능 임업기계 8종(펠러번처, 하베스터, 프로세서, 스키더, 포워더, 타워야더, 스윙야더)과 재래종 임업기계 25종에 대한 보유현황을 발표한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2002년 18.8%였던 일본의 목재 자급률은 2016년 34.8%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목재 자급률의 향상은 고성능 입업기계 보유 대수의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 일본은 임업기계 구입에 대한 지원과 임업전용 도로와 작업도 개설, 임도망의 확충, 임업기계 개량 개발, 공급체계 강화 등을 추진해 고성능 임업기계의 보유대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6년 일본의 임업기계 보유대수는 8202대로서, 1988년 23대로 시작한 것이 28년 만에 수치상으로는 356배가 늘어났다. 임업기계 전체 8202대 중 고성능 임업기계인 포워더·프로세서·하베스터의 3개 기종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임업기계 현황은 산림청에서 매년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임업기계 전체 대수 가운데 체인톱·소형윈치·수라 3개 기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90% 정도로 우리나라 임업기계의 현실은 일본에 비해 과거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또한 특이한 것은 우드그랩이 217대로서 임목수확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임목수확 작업 현장을 가보면 우드그랩 한 대를 가지고 만능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안전하고 본격적인 임목수확 작업을 위해서는 고성능 임업기계인 타워야더, 프로세서, 하베스터 등의 확충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먼저, 임업기계화를 위한 첫걸음은 임도망의 확충이다. 임도가 없이 기계화를 하겠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임도 밀도는 지난 2017년 말 1㏊당 3.3m로서 세계 주요국에 비하면 부족하다. 다음으로 임업기계 소유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임업기계는 대부분이 관공서가 갖고 있는 구조인데 이것을 실제 산림작업에 종사하고 있는 원목생산 회사나 원목생산업 조합이 보유하는 형태로 바꿔야 할 것이다.

한편, 임도망과 기계 지원의 내용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각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쪼개기로 예산을 나누다 보니 제대로 된 임도망을 구축하지 못하거나 임업기계를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산을 집중해 온전한 작업시스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실제 임목수확 작업을 할 수 있는 산림조합과 원목생산업 회사가 있어야 하겠다. 원목생산업 회사가 활성화되고, 산림조합은 그야말로 나무심기·숲가꾸기·벌채·수확을 담당하는 새로운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성능 임업기계를 다룰 수 있는 숙련된 작업자 양성이 필요하다. 현재 산림조합 산하 훈련원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더 전문적이고 강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고성능 임업기계의 확보와 동시에 준비된 작업자가 투입될 수 있는 기반이 함께 조성돼야 한다. 이러한 부분이 개선돼 ‘우리도 임업기계화가 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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