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더샵퍼스트월드' 본보기집에 몰린 인파. [사진=포스코건설]
'명지더샵퍼스트월드' 본보기집에 몰린 인파. [사진=포스코건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가 서울 27개동을 대상으로 분양가 상한제 핀셋지정을 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공급위축 우려로 청약 시장은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청약 경쟁률은 상한제 지역 지정 전보다 2.6배 가량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지역 지정(11월 6일) 이후 서울에서 분양이 이뤄진 7개 단지(100가구 이상 단지)에서 총 757가구 모집에 5만5313명이 몰려 평균 청약 경쟁률이 73.1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10월 서울에서 분양한 29개 단지 청약 경쟁률이 28.1대1을 기록한 것에 비해 2.6배 급등한 것이다. 이 기간 모두 7487명 모집에 21만396명이 몰렸었다.

대상을 좁혀서 같은 지역끼리 비교 해봐도 분양가 상한제 지정을 계기로 청약시장의 과열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분양가 상한제 지정 전 강남3구에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디에이치포레센트(16.1대 1), 송파위례리슈빌퍼스트클래스(70.2대 1), 방배그랑자이(8.2대 1), 서초그랑자이(42.6대 1), 래미안라클래시(115.1대 1),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54.9대 1), 역삼센트럴아이파크(65.0대 1) 등이다.

지난 11월 6일 분양가 상한제 지정 이후 강남3구에서 분양이 이뤄진 르엘대치(212.1대 1), 르엘신반포센트럴(82.1대 1)의 경쟁률이 더 치열해진 모습이다.

장롱 속에 묵혔던 청약통장을 꺼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점도 치솟고 있다. 지난 7월 분양한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의 평균 당첨 가점이 8개 주택형 중 4개는 60점대, 4개는 70점대 였으나 11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르엘신반포센트럴은 모든 주택형이 70점대였다.

내년 4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상한제 적용 지역 단지의 일반 분양가는 기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 때보다 5∼10% 낮아질 수 있다.

정부는 시장에 새 아파트가 계속 싼값에 공급된다는 신호를 주면 매매 수요가 분산되고, 이를 통해 아파트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아파트 공급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 위축이 가시화되기 전에 미리 물량을 선점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려 청약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집값 하락 효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반면 공급 감소에 대한 시장 우려가 크게 작용하면서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며 "청약 수요가 늘어나고 가점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정부 기대와는 달리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정책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이 최근 발표한 지난 11월 집값 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은 전월 대비 0.50% 올라 지난 10월(0.4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가 효과를 발휘해 집값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공급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는 시장에서 공급위축 대한 불안감이 크지만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면 정책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당장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상황이 과도기로 작용해 궁극적으로 몇 년 뒤에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급이 적당히 이뤄지면서 분양가 인하가 같이 가야 한다”며 “도심 지역에 적정하게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는 공급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크다는 것이 문제"라며 "공급 대안을 찾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하는 분양가 상한제는 시장이 더욱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6일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8개구 27개동(洞)에 대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지정했다.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정비사업 예정 물량이 많은 지역을 동 별로 핀셋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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